'먹고 이자 내면 끝'…저소득층 적자 폭 4년 만에 확대
뉴스1
2025.09.02 06:01
수정 : 2025.09.02 06:01기사원문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저소득층의 적자 규모가 4년 만에 다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가구 중 적자 가구 비율도 코로나19 시기보다 크게 증가했다.
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소득 1분위(하위 20%)의 실질 적자액(전국 1인 가구 이상)은 24만 5635원으로 전년 동기(23만 613원)보다 적자폭이 6.5% 확대됐다.
전체 가구의 평균 흑자액이 102만 1700원으로 전년보다 1.2%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저소득층은 소득과 처분가능소득이 소폭 늘었지만, 고물가 영향으로 생활비가 더 크게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1분위 월평균 소득은 102만 6497원으로, 전년(101만 6549원)보다 1.0% 늘었다. 근로소득은 9.2% 줄었으나, 이전소득이 3.6% 증가하면서 전체 소득 증가를 견인했다.
1분위 처분가능소득은 87만 5071원으로 전년(86만 7830원)보다 0.8% 증가했으나, 소비지출이 112만 707원으로 2.0% 늘면서 소득 증가율을 상회했다.
지출 항목을 보면, 식료품과 주거 관련 비용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세부적으로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전년보다 1.7%, 주거·수도·광열 3.8%, 외식은 1.2% 각각 늘었다. 특히 이자비용은 7.5% 증가해 저소득층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켰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식료품과 주거 등 생활 필수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식료품·비주류음료는 전체 소비지출의 14%를 차지하는 주요 항목이다.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었지만, 쌀(8.1%), 무(27.8%), 마늘(18.5%), 돼지고기(6.5%), 달걀(4.1%), 고등어(12.7%), 김(17.6%), 가공식품(4.3%) 등 주요 식품의 가격 상승률은 이를 크게 웃돌았다.
1분위 적자 가구 비율도 늘었다. 2분기 기준 1분위 내 적자 가구 비율은 56.7%로 전년(54.9%)보다 1.8%포인트(p)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0년 2분기(47.1%)와 비교해도 9.6%p 높다.
소득 하위 10%의 적자액은 더 컸다. 이들의 2분기 적자액은 55만 8398원으로 전년보다 9.0% 늘었다.
소득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45배로, 전년 동기(5.36배) 대비 0.09배 상승했다. 이는 상위 20%의 처분가능소득이 하위 20%의 5.45배에 이른다는 의미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 먹거리 등의 물가까지 오르면서 저소득층에게 치명타로 작용한 것"이라며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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