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이거나, 반등하거나…기로에 선 한화 엄상백
뉴시스
2025.09.02 07:30
수정 : 2025.09.02 07:30기사원문
한화 엄상백, 9월 확대엔트리로 1군 등록 예정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선두 탈환을 위해 마지막 스퍼트를 노리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다시 엄상백에게 기회를 준다.
엄상백은 확대엔트리가 적용되는 2일 한화의 1군 엔트리에 등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달 10일 2군행을 통보받았던 엄상백은 약 3주 만에 다시 1군 선수단에 합류한다. 한화는 다시 엄상백에게 기대를 걸어보고자 한다.
올 시즌 신구장 개장과 함께 가을야구를 노린 한화는 선발진을 더 탄탄하게 운용하기 위해 엄상백을 영입했다.
그는 4년, 최대 78억원이라는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과 함께 한화 유니폼을 입었음에도, 줄곧 구단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 시즌 19경기에 등판해 1승 7패 평균자책점 7.42에 그친 그는 시즌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하며 세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러나 2군행도, 보직 변경도 그의 반등을 이끌진 못했다.
지난 7월 세 차례 불펜 등판에 나선 그는 26일 SSG 랜더스전(2이닝 무실점)을 제외하곤 크게 흔들렸다.
선발로 복귀해 나선 지난달 9일 LG 트윈스전에선 1이닝 5피안타(1홈런) 3사사구 6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기록하며, 시즌 3번째로 2군에 내려갔다.
지난 4월25일 KT 위즈전(6이닝 1실점)을 제외하곤 마땅히 호투했다고 박수 보낼만한 경기가 없었다.
에이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문동주, 류현진까지 제 몫 이상을 해내고 있는 와중에도 엄상백의 로테이션이 돌아오면 한화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78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영입한 선수인 만큼 그를 기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KT 위즈에서 뛰며 13승(10패)을 달성했던 만큼 그의 저력을 향한 기대감도 떨칠 수 없었다.
애매한 동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어느새 시즌 막바지에 이르렀다.
올 시즌 두 차례나 10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했던 한화는 연패에 빠지며 2위로 내려앉았다. 선두 LG 트윈스와의 격차도 5.5경기차에 달한다.
시즌 중반까지 보여줬던 한화의 막강 마운드가 흔들리기 시작한 만큼 엄상백은 추가 자원으로서 그 빈틈을 메울 책임이 있다.
다만 아직 그의 구위에는 물음표가 뜬다.
엄상백은 지난달 27일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 1이닝 4피안타 1사사구 3실점(1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이어 29일 SSG 랜더스와의 2군 경기에선 1이닝 무실점 호투를 기록했으나, 이어 30일엔 실점은 없었으나 1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맞고 사사구 1개를 내줬다.
지난 5월 말에도 두 차례 2군 경기에 등판해 영점을 잡지 못했던 그가 1군 복귀 이후로도 아쉬운 투구를 반복했던 만큼, 이번 1군 복귀에도 불안함을 지우긴 어렵다.
경기를 치를 수록 크게 흔들렸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7월부턴 더 이상 기대를 품기도 힘든 모습이 이어졌다.
경험이 부족한 신인 선수도, 체력이 부친 노장 선수도 아니지만 이닝 소화력이 지나치게 떨어졌다.
올여름 6차례 등판했던 엄상백은 롱릴리프 불펜 투수로서도 최대 2⅔이닝, 선발로서도 채 4회를 채우지 못했다.
올 시즌 한화의 목표는 우승이다.
지난달 31일까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스윕패를 당하며 선두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만큼 시즌 막판 스퍼트가 절실하다.
엄상백이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계륵이 될지, 혹은 한화의 반등을 이끌 키플레이어가 될지, 그의 활약에 따라 한화의 가을 일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팀의 목표 달성은 물론 개인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엄상백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dal@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