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임금 협상 타결…삼성전자 임협 향배는?

뉴시스       2025.09.02 13:41   수정 : 2025.09.02 13:41기사원문
부장 3억·신입 1억…SK하닉, 역대 최대 연봉 전망 HBM에 올해 성과급 '희비'…삼성 내부서 더 화제 성과급 제도 개선, 삼성전자 노사 협의 '뇌관'으로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이지용 기자 = SK하이닉스 노사가 올해 파격 성과급 지급을 골자로 하는 임금 교섭 합의안을 마련하자, 반도체 산업계의 시선은 이제 삼성전자로 향하고 있다.

이번 노사 합의로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신입마저 억대 연봉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성과급 제도 개선과 임금 추가 인상 요구가 봇물 터지듯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번 합의로 직원들에게 올해 역대급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노사가 전날 마련한 '2025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한도(기본급의 최대 1000%)를 폐지하고, 재원인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PS는 초과 이익을 달성했을 때, 구성원들에게 성과를 공유하는 제도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대 39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잠정합의안이 타결되면 직원들은 3년에 걸쳐 이 중 10%인 총 3조9000억원의 인센티브를 나눠 받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 기준 본사 직원 수는 3만3625명(미등기임원 포함)으로, 개인별 1억원 이상 책정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PS 외에도 반기별로 세운 경영 계획이나 생산량 목표치 등을 달성한 정도에 따라 월 기본급의 최대 150%(영업이익률 30% 이상 시) 지급하는 '생산성 격려금'(PI)도 상·하반기에 각각 지급 중이다. 이미 상반기 PI는 최대치인 150%로 확정됐다.

여기에 현금성 복지 혜택 등까지 고려할 경우 간부급은 3억원 이상, 신입도 1억원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업계 관측이 나온다.

노사 최종 합의안은 설명회와 노조 구성원 동의 절차 등을 거쳐 금주 내 완료할 예정이다. 다만 이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에선 환영 일색으로 알려져 합의가 순조로울 전망이다.

◆부장 3억·신입 1억…삼성에서 더 화제

SK하이닉스 노사의 이번 합의 내용은 경쟁사인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해마다 신입 초봉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일 정도로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지난 2022년에는 SK하이닉스가 신입사원 초봉을 5300만원으로 인상하자, 삼성전자도 중도에 DS부문 대졸 초봉만 5150만원에서 5300만원으로 2.91% 인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30년 넘게 글로벌 메모리 업계 1위를 지켜오며, 반도체(DS) 사업 부문 직원들에게 업계 1위에 걸맞은 '총보상 우위'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중심의 반도체 시장 환경에서 이 같은 약속이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에 지난 30년간 지켜온 메모리 업계 1위의 자리도 SK하이닉스에 내준 상태다.

이미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올 상반기 실적 부진 탓에, SK하이닉스의 PI와 유사한 TAI(목표달성장려금)의 지급률이 최대치인 100%에 크게 못 미치는 25%가 책정됐다.

하반기 메모리 업황 반등이 기대되고 있지만, 올해 연간 성과에 따라 내년 초 지급되는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최대치를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안팎의 평가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삼성전자 창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사진은 7일 첫 파업에 돌입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 본사 모습. 2024.06.07. jtk@newsis.com


◆삼성 인재 유출 '비상'…성과급, 올해 임협 최대 이슈

삼성전자 내부에선 이번 SK하이닉스 노사 합의로, 올해 차장급 연봉이 경쟁사 신입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올해 삼성전자 10년차 이상 차장의 성과급을 제외한 기본급은 7000만~8000만원으로, SK하이닉스 신입(5500만원 수준)보다 2000만원 이상 더 높다. 하지만 성과급이 연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임금 구조 탓에 임금 역전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인재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올해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교섭 역시 성과급 제도 개선 이슈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성과급 개선 태스크포스(TF)' 운영하며 개선 방향을 논의 중이다.
노조는 OPI 지급 최대 한도(연봉의 50%)를 해제하는 안을 사측에 전달한 상태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4기 집행부를 구성하는 절차를 이날 마무리 짓고, 조만간 사측과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노조 측은 SK하이닉스 성과급 협상 결과를 주시하며 새 노조 집행부가 꾸려지는 대로 노조 차원에서 성과급 관련 전략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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