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 ‘4兆 규모’ 인프라 2호 펀드 만든다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2025.09.02 14:39
수정 : 2025.09.02 15:11기사원문
'3兆규모' 1호 펀드 후 북미 에너지 전환·데이터센터 인접 인프라 등에 투자
2호 펀드에도 국내 주요 연기금·보험사 등 기관투자자 투자 검토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Carlyle)이 시리즈 펀드인 인프라펀드의 2호 펀드(CGI II)를 30억달러(약 4조1700억원) 이상으로 조성에 나섰다. 1호 펀드가 약 22억달러(약 3조원) 규모로 조성된 후 미국 뉴욕 JFK공항의 1터미널 개발사업, 원유 파이프라인 네트워크인 크림슨 미드스트림, 미국 텍사스 걸프연안 소재 석유정제제품 탱크터미널(MVP 터미널) 등에 투자한 후 행보다. 1호 펀드에 NH투자증권, 예스코, 교원인베스트 등이 투자한 후 성과를 확인한 만큼 2호 펀드에도 국내 주요 연기금·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은 CGI II를 30억 달러 이상으로 조성하기 위해 자금 모집에 착수했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1호 펀드가 팬데믹이라는 충격 구간을 통과하면서도 JFK T1의 구조 안정화와 MVP의 성과 확인 등 가시적 이정표를 쌓았다”라며 “후속 펀드는 메가캡 경쟁의 과열을 비켜가면서, 미들마켓에서 공동투자·리파이낸싱·운영 개선을 결합해 성과를 극대화하는 가치창출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1호 펀드는 국내에서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STIC Alternative)이 5100만달러 규모로 재간접 투자한 바 있다. 당시 세계 1위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협업하는 딜소싱(거래 조달) 사례였다. 교통, 디지털, 신재생, 에너지 등 현금흐름 가시성이 높은 자산군을 중심으로 분산투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칼라일은 2019년 1월 당시 크림슨 미드스트림에 9100만달러를 투자, 지분 25%를 취득한 바 있다. 멕시코, 루이지애나 및 캘리포니아만에 걸친 약 2000마일 원유 파이프 라인을 소유한 회사에 대한 투자다.
MVP 터미널에도 국내 기관들은 공동투자(Co-investment)로 참여, 장기 계약 기반의 수익 구조에 대해 대체로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JFK 1터미널의 확장 및 재개발 사업에는 국내 기관들이 참여키로 했으나, 당시 코로나19 사태로 하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는 스폰서 구조 정비와 성공적인 금융조달을 통해 공사가 정상화됐고, 현재 단계적 개장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투자자들은 칼라일 펀드 관련 전략의 차별화에 주목하고 있다. 칼라일은 초대형 펀드 간 경쟁이 심화된 메가캡(large-cap) 중심의 매물 쏠림을 피하고, 중형 규모의 미들마켓에서 구조 설계·운영 개선·플랫폼화를 통해 가치를 끌어올리는 접근에 무게를 두고 있어서다.
대형 시장에서는 입찰 경쟁이 과열되기 쉽고, 거래 단위가 커 매각 출구가 제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미들마켓에서는 가격 형성의 탄력성과 공동투자 기회가 넓어 운용사가 프로젝트펀드 형식인 딜바이딜로 알파를 만들 여지가 크다.
플랫폼 리소스도 칼라일을 통한 투자의 매력을 높이는 부분이다.
칼라일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력 풀, 리스크·재무 구조화 지원 등 대형 하우스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동일한 미들마켓 영역에서도 소형·중형 전문 운용사 대비 실행 체계와 조달 역량에서 우위를 확보해 왔다. 실제로 1호 펀드는 현장 파트너십에 기반한 운영 효율화와 자본구조 재편(은행대출 → 공모채 전환 등)을 병행하며 포트폴리오의 가치 안정·증대를 병치하는 전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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