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첨단공정 가격 올릴까…韓 메모리, HBM '가격인하' 우려

뉴시스       2025.09.03 11:43   수정 : 2025.09.03 11:43기사원문
TSMC, 고객사에 가격 인상안 통보 첨단 공정 가격 최대 10% 인상 전망 삼성·SK, HBM 단가 인하 압박 우려

[서울=뉴시스]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사진=TSMC 홈페이지 캡처) 2025.07.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첨단 미세 공정의 가격 인상을 추진하면서,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들린다.

TSMC의 가격 인상을 빌미로 빅테크들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단가 인하를 요구할 수 있어서다.

3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최근 주요 고객사들에게 내년부터 5나노 이하 첨단 공정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인상 폭은 최대 10%에 이른다.

앞서 TSMC는 2나노 공정에서 3만 달러(4200만원)의 초고가 전략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는 것이다.

TSMC는 제조시설 건설 및 라인 운영 등 비용 증가와 미국 관세 등 지정학적 불안정성 확대로 가격 인상 기조가 뚜렷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빅테크들의 TSMC에 대한 의존도 확대로 가격 협상력도 강화됐다는 진단이다.

이 같이 2나노 공정 뿐 아니라 다른 3~5나노 공정까지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엔비디아와 애플 등 주요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칩 생산 비용은 더 높아지게 됐다.

엔비디아의 주력 칩인 'H100'의 개당 가격은 최대 4만 달러(5500만원)로 다른 칩들보다 비싼데, TSMC 4나노 첨단 공정 비용이 이 원가에서 수십 퍼센트에 달할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빅테크들이 원가 절감 차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 기업들에게 HBM 공급 단가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빅테크들은 AI 칩의 가격 안정화와 수익성 보존 차원에서 원가 상승분을 메모리 기업들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빅테크들은 AI 칩을 설계한 뒤, 메모리 기업들로부터 HBM을 받아 TSMC의 첨단 공정을 통해 AI 칩 완제품을 만든다.

특히 올해 말부터 시장이 개화하는 6세대 'HBM4'의 공급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HBM4부터 고객 맞춤형 설계·제조가 중요해지면서 TSMC의 첨단 공정 비중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TSMC가 첨단 공정 가격을 올리면 HBM4 가격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다.

다만 일각에서는 HBM4가 전작인 5세대 'HBM3E'에 비해 단가 인상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HBM4 단가 인상 폭은 당초 업계의 예상치였던 20~30%보다 낮은 10%에 불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출하한 상태로, 연내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HBM4 양산을 앞두고 엔비디아와 TSMC의 가격 인상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TSMC 가격 인상이 한국 반도체 메모리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며 "엔비디아가 가격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망 전반의 기업들을 압박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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