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주애 베이징 동행…후계 구도 신호일까, 체제 홍보일까

파이낸셜뉴스       2025.09.03 22:36   수정 : 2025.09.03 22:36기사원문

【뉴욕=이병철특파원】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해외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면서 차기 후계자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CNN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그녀가 단순히 체제 이미지 강화를 위한 '상징적 존재'에 불과하다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2일(현지시간) 장갑열차를 타고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중국 관리들과 악수를 나누며 레드카펫을 밟을 때 검은 옷차림에 리본을 묶은 어린 소녀가 뒤를 따랐다.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 속 인물은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로 추정된다.

김주애는 2022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현장에서 아버지와 동행하며 처음 세상에 등장한 뒤, 지난해 군사 퍼레이드와 군사훈련 등 주요 군사 행사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매체가 그를 '사랑받는', '존경받는' 존재로 묘사하는 점, 어린 나이부터 군사행사에 서게 하는 점은 후계자로 준비시키려는 신호라는 분석을 낳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북한군 130만 병력에게 신뢰를 심고 김씨 일가의 세습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읽힌다고 본다.

반면 CNN에 따르면 다른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자녀 중 후계자가 될 수 있는 인물이 따로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김주애의 등장은 후계 구도와 무관하게 김정은의 '가정적이고 아버지다운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홍보 전략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스팀슨센터 제니 타운 선임연구원은 CNN에 "로드먼이 이미 딸 존재를 공개한 만큼, 김 위원장이 아들 대신 딸을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해외 유학 경험을 쌓은 김정은과 달리 딸은 이미 너무 알려져 있어 그런 길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애의 나이와 출생연도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체로 10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2013년 평양을 찾은 미국 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먼은 "김정은의 아기 주애를 안아봤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번 베이징 동행은 그녀의 첫 해외 무대 등장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선 자리에서 이뤄진 만큼 정치적·상징적 의미가 크다. 후계 수업의 시작일지, 혹은 대외 이미지 전략의 일환일지는 여전히 논쟁 속에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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