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 검다고…” 산 채로 아내 불태워 죽인 인도 남편의 최후
파이낸셜뉴스
2025.09.04 09:43
수정 : 2025.09.04 11: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로 아내를 산 채로 불태워 죽인 인도의 한 남성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3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자신의 아내인 락시미를 불에 태워 죽인 남편 키샨다스에게 인도 법원이 지난달 30일 사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결혼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신혼부부였으나, 키샨다스는 늘 락시미를 ‘칼리(검은 피부)’라고 부르며 모욕했다고 한다.
락시미는 병원으로 옮겨져 숨지기 전 "오늘 밤에도 '피부를 하얗게 해주는 약'이라며 갈색 액체가 든 플라스틱 병을 가져와 내 몸에 발랐다“며 “산성 냄새가 난다고 불평하자, 남편은 불을 붙인 뒤 남은 액체를 나에게 붓고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을 맡은 우다이푸르 지방법원의 라훌 초다리 판사는 "이 살인은 극도로 보기 어려운 희귀한 반인륜 범죄"라며 키샨다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초다리 판사는 "이 가슴 아프고 잔혹한 범죄는 락슈미에게만 가해진 것이 아니라 반인륜적 범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건강하고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인류의 양심에 충격을 주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디네시 팔리왈 검사 역시 "역사적 판결이다. 인도 사회에 교훈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이 잔인하게 살해됐다. 그녀는 누군가의 여동생이었고, 누군가의 딸이었고,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가 우리의 딸들을 구하지 않는다면 누가 구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키샨다스의 변호사 스렌드라 쿠마르 메나리야는 "락시미의 죽음은 사고였으며 의뢰인은 무죄이다.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샨다스는 3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다.
한편 이번 판결은 인도 사회의 뿌리 깊은 흰 피부 선호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도에서 피부색이 어두운 소녀와 여성들은 경멸과 조롱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부를 하얗게 해주는 미백 제품은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올리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할 정도로 차별이 심한 편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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