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지 않고 섭섭해하지 않는다… 한국인과 다른 일본인의 소통 방식
파이낸셜뉴스
2025.09.04 18:37
수정 : 2025.09.04 18:44기사원문
저널리스트 나리카와 아야가 전하는 지극히 사적인 일본
지극히 사적인 일본 / 나리카와 아야 / 틈새책방
그때의 열기는 잊을 수가 없다. 비슷한 시기에 중학교 여학생 두 명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목숨을 잃은 사건이 일어났다. 분노한 국민들이 광화문에 모여 촛불 시위를 벌였다. 연말 대선에 서는 노무현 후보가 극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야말로 '다이내믹 코리아'였다. 일본에서 20년간 살아오면서 그렇게 역동적인 분위기를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한국에 반해 버렸다.
그렇게 한국을 경험하고 일본에 돌아간 뒤 아사히신문에 입사해서 기자가 됐다. 9년간 기자로 활동하다 2017년에 다시 한국에 왔다. 남편에게는 "1년만"이라고 하고 왔는데 어느새 8년이 지나 버렸다. 거의 매달 한국과 일본을 왕래하면서 살고 있다. 일본에서 살면 일본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별로 없지만, 한국에서 지내다 보니 일본에 관한 질문을 자주 받기도 하고, 살면서 일본과 한국의 차이를 발견할 때도 많다.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거나 취재를 하면서 일본에 대해 새로 알게 된 것도 많다. 이번에 출간한 '지극히 사적인 일본'도 그런 이야기의 연장선인 셈이다.
그런데 또 한국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 일본 사람과 이야기할 때 답답한 면도 있다. 명확하게 의견을 밝히지 않고 돌려서 말하는 사람이 많아서 정확히 무슨 뜻인지 재차 확인하게 된다. 그럴 때는 내가 성질 급한 사람이 되는 느낌이다.
나는 평균적인 일본인도 아니고, 일본인을 대표하지도 않지만, 그래서 보이는 것들이 있다. 지극히 사적인 관점이지만, 그래도 일본인과 한국인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점에 대해서는 이해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은 가까우니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오해가 더 많은 면도 있다. 그 작은 오해가 양국 사이에 큰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을 통해 일본인에 대해 조금 더 이해가 깊어진다면 좋겠다.
나리카와 아야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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