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무진한 배터리 신시장… 개척 성공비결은 끈기·열정"

파이낸셜뉴스       2025.09.04 18:49   수정 : 2025.09.04 18:49기사원문
이응완 SK온 신시장개발팀장
다양한 분야서 전동화 추세 지속
전기차 넘어 새 먹거리 발굴 박차
美 전기차 스타트업에 공급 성과
다음 목표는 ‘선박용 ESS’ 주목
탄소세에 친환경 선박 수요 늘것

"당장은 배터리가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주로 쓰이고 있으나, 다양한 분야에서 전동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어 큰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임이 틀림없다는 확신을 지니고 신시장 개발 영역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이응완 SK온 신시장개발팀장(사진)은 4일 신시장개발팀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이 팀장이 이끄는 신시장개발팀은 이름 그대로 SK온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곳이다.

기존에 확보된 판매망과 고객 접점이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 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필수적인 부서이기도 하다.

신시장 개척을 위한 핵심으로는 시장 가능성과 고객의 니즈 파악을 꼽았다. 그는 "대부분의 고객은 '콜드 콜(잠재고객에게 사전예고 없이 접촉하는 것)'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므로 끈기와 열정이 필요하며, 고객의 숨겨진 니즈를 선제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SK온의 글로벌 세일즈팀을 거쳐 독일 주재원으로 근무하며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 시장을 보는 눈을 길러왔다. 그는 차량 제조를 '오케스트라'에 비유했다. 지휘자 역할을 하는 제작사는 신차 개발을 위해 수백·수천곳의 공급사와 협업해야 하는데, 역시 오케스트라와 마찬가지로 '신뢰'와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올해 SK온이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와 약 4조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것도 이 팀장이 이끄는 신시장개발팀이 거둔 성과다. 해당 계약은 전통적 고객사였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넘어 유망 스타트업까지 공급망을 넓힌 사례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신시장개발팀은 슬레이트가 '합리적 가격'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지향하는 점을 주목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신차 평균 판매가가 약 5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높지만, 3만달러 미만의 차량 선택지는 지난 6월 기준 12%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슬레이트의 전략이 시장에서 소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슬레이트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자동차의 기본 본질에만 집중해 부가적인 부분은 과감히 생략한다"며 "뚜렷한 목적의식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결단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해 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떠오를 배터리 신시장으로는 '선박용 ESS 시장'을 꼽았다. 이 팀장은 "국제해사기구(IMO)가 최근 일명 '해양 탄소세'로 불리는 선박 온실가스 감축 중기 조치를 승인하면서 5000t 이상 선박이 일정 기준 이상 연료 집약도를 초과하면 t당 최대 38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며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는 배경"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시장 개발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때때로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실패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실패는 끝이 아닌 성공을 위한 경험이니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