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해체 전 이미 붕괴 직전"
파이낸셜뉴스
2025.09.05 19:57
수정 : 2025.09.05 19: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의 수사 기간·범위·인력을 대폭 확대하는 이른바 '더 센 특검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자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장진영(사법연수원 36기)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장은 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지금 전국의 형사부는 붕괴 직전"이라고 글을 올렸다.
장 부장검사는 "우리 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형사부 검사 수가 종전 인사 시기에 비해 너무 많이 줄어들어 검사들이 많게는 200∼500건 상당의 민생 사건을 가지고 있는 곳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지금쯤 형사부 검사 중에는 휴직이나 사직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검사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며 "저 역시 부 검사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라며 부장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가슴이 철렁한다"고 했다.
장 부장검사는 "이러다가 정말 검찰이 외부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문들 닫겠다는 걱정마저 든다"며 "제발 민생 사건을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붕괴시키기 전에 혹시 특검으로부터 다시 일선 형사부로 재파견받을 수 없는지 심사숙고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강수산나(30기) 서울서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도 이날 이프로스를 통해 "법률상 검찰청이 해체되기도 전에 일선 검찰청은 이미 붕괴 직전의 상태"라고 호소했다.
강 부장검사는 "연일 검찰청 해체 기사가 뉴스를 도배하고 '더 세진 특검법' 통과 소식이 보도되는 동안 일선 검찰청에서는 경력 검사들이 모두 빠져나가 인력이 대폭 줄어든 상황"이라며 "가장 주력으로 일할 검사들의 대규모 특검 파견과 경력 검사들의 전관, 휴직과 사직 러시로 마치 신참 병사만 남은 전쟁터 같다"고 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