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조, 시즌 무관 탈출…‘진짜 여왕’의 탄생

파이낸셜뉴스       2025.09.07 19:11   수정 : 2025.09.07 19:11기사원문
KB금융 스타챔피언십 2연패
9언더파… 2위 노승희와 4타 차
루키 ‘메이저 타이틀 방어’ 최초
성적 좋았지만 매번 우승 앞 좌절
첫승 찍고 ‘대상포인트 1위’ 탈환



【파이낸셜뉴스 경기(이천)=전상일 기자】'무관의 여왕'이라는 꼬리표는 이제 과거형이다. 유현조가 해냈다.

유현조는 7일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이천CC(파72·6722야드)에서 펼쳐진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3개의 버디와 2개의 보기로 1언더파를 기록했다.

나흘 토털 스코어 9언더파 279타를 적어낸 유현조는 2위 노승희를 4타 차이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신인왕이자 루키 우승자로 메이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최초의 사례, 그리고 대상포인트와 평균타수 단독 선두 등극까지. 그야말로 '진짜 여왕'의 탄생이었다.

이번 우승은 단순한 시즌 첫 승 이상이었다. KLPGA 역사상 루키가 거머쥔 메이저 타이틀을 이듬해 그대로 지켜낸 사례는 없었다. 유현조가 최초다. 동시에 본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선수도 김혜림(2016~2017) 이후 두번째. 역대 우승자 명단을 장하나, 김효주, 김혜림과 함께 장식하게 됐다. 또 KLPGA 메이저 대회 2연패 달성자는 유현조가 여덟번째다. 데뷔 2년 차에 이런 발자취를 남긴다는 것은 결코 흔치 않은 업적이다.

사실 올 시즌 내내 유현조는 우승만 없었을 뿐, 모든 지표에서 눈부셨다. 19개 대회 출전, 준우승 3회, 톱5 9회, 톱10 12회, 컷 탈락은 단 1회. 그야말로 '성적표'는 완벽했다. 하지만 늘 마지막 한 끗이 아쉬웠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무너졌고, 그 아쉬움이 쌓이며 '무관의 여왕'이라는 불명예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대상포인트'에서 홍정민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고, K랭킹에서도 1위에 상금랭킹도 3위까지 뛰어올랐다. 이예원 '독주 체제'로 여겨지던 시즌 초반 분위기는 이제 유현조의 시대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우승 과정은 압도적이었다. 추격자들에게 거의 틈을 내주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 2언더파로 출발한 뒤, 2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최종 라운드 11번 홀까지는 다소 불안했다. 버디는 없고 보기만 2개. 위기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12번홀(파4)에서 기세를 뒤집었다.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만든 2m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곧바로 13번홀(파3)에서 9m 롱퍼팅 버디를 추가하며 사실상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18번홀(파5), 63m 남은 서드샷을 핀 옆 1m에 붙이며 '버디 피날레'. 짧은 퍼트가 홀에 빨려 들어가는 순간, 두 팔을 번쩍 치켜든 유현조는 그토록 갈망했던 해방감을 터뜨렸다. 동료들의 물 세례는 '무관의 여왕' 꼬리표와 작별을 알리는 축포였다.

유현조는 "최종 라운드에서 생각대로 플레이가 안돼서 힘들었는데, 버디 2개를 하고 나서 경기가 풀렸다"며 "남은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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