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장동혁 '민생경제협의체' 전격 구성…李 "與 더 양보"

파이낸셜뉴스       2025.09.08 16:32   수정 : 2025.09.08 16:34기사원문
이재명 대통령-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
정청래·장동혁 웃으며 악수 나눠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구성 합의
이 대통령, 오찬 후 국힘 대표와 단독 회담
장동혁 "끝없는 내란몰이 유감, 검찰청 폐지 우려"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8일 여야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제안하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이 화답하면서 협의체 구성이 성사됐다. 지금까지 정 대표는 국민의힘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며 "악수도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는 말로 국민의힘과 대화에 나서지 않았는데, 이날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장 대표와 웃으며 처음으로 악수를 나눴다.

정 대표가 국민의힘 지도부와 공식 석상에서 악수한 것은 당 대표 당선 이후 37일 만이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더 센 특검법과 내란특별재판부 등 쟁점 법안이 산적해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여야 대표와 이 대통령의 지도부 오찬 회동이 끝난 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장동혁 대표와 정청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찬 회동을 갖고 국정 전반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여야 대표는 가칭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수석대변인과 공동으로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국민의힘 박 수석대변인은 "오늘 회동의 결과를 여야 수석대변인이 함께 국민 앞에서 발표하는 이 모습 자체가 대화의 내용과 결과를 상징한다"면서 "형식만 갖춘 보여주기식 협의체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테마가 있는 협의체가 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자세한 구성에 대해서는 각 단위의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청년 고용정책, 주식 양도세 대주주 부과 기준 상향 조정, 지방 건설경기 활성화 등을 제안했고, 이 대통령도 관련 부처와 협의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정 대표도 우리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배임죄 개선 등의 테마를 주제로 성과를 내자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오찬 회동에서는 정 대표가 장 대표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민생경제협의체는 정례화하진 않되, 야당 대표가 요청하면 개최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협의체를 매월 또는 두 달에 한 번씩 정례화한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과거에 정례화를 해놨지만 정국의 상황에 따라 그것이 지켜지지 않아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정치에 부담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여야 대표를 만나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국가 전체의 이익에 관한 사안에서는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더 많이 가졌으니, 여당이 더 많이 양보하면 좋겠다. 특히 여야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야당이 먼저 제안하고 여당이 응답하여 함께 결과를 만들면 야당에게는 성과가 되고 결국 여당에게는 국정의 성공이 되는 게 아니겠느냐"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오찬은 이날 정오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 10층에 마련된 연찬장에서 80분간 진행됐다. 오찬에는 각 당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김병욱 정무비서관이 동석했다. 이날 오찬 테이블에는 화합을 상징하는 비빔밥과 함께 배추된장국, 소고기 양념구이와 생선 요리 등 다양한 메뉴가 고루 올랐다.

오찬 이후 이 대통령은 장 대표와 별도로 30분간 단독 회동을 가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단독 회담에서 검찰청 해체를 비롯한 전방위적인 정부 조직개편안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야당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박 수석대변인은 "장 대표가 무리한 야당 탄압과 끝없는 내란 몰이에 대해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며 "오랜 기간 되풀이된 정치보복 수사를 끊어낼 적임자가 이 대통령이란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정치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으로 번져서는 안된다', '정치의 사법화를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찬 회동에서는 여야 대표가 악수를 나누는 상황에도 관심이 쏠렸다.
장 대표는 "정 대표님과 악수하려고 마늘과 쑥을 먹기 시작했는데, 미처 100일이 되지 않았는데 악수에 응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정 대표가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를 거부해온 상황을 빗댄 것이다.

정 대표는 "장동혁 대표님과 악수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대통령께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이렇게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오늘은 하모니메이커가 된 것 같다"고 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이해람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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