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北, 전승절 참석 조건 '비핵화 미언급' 강력 요구했을 것…제재 구멍 넓어져"(종합)

뉴시스       2025.09.08 16:46   수정 : 2025.09.08 16:46기사원문
정 장관 "국력에 비하면 북한의 외교력 대단"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조현(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5.09.08.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유자비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과 관련, "조건으로 비핵화를 거론하지 않을 것을 강력히 요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상징적 이미지이긴 하지만 푸틴, 시진핑, 김정은의 모습이 전 세계로 전송돼서 (북한이)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라며 "여기에 거침 없이 참석하게 된 것은 자신감의 발로라고 보여진다"라고 했다.

정 장관은 "이미 핵무력을 완성했을 뿐만 아니라 핵탄두를 다량 보유했다고 하는 핵보유국의 자신감 속에서 전승절에 참석했을 것"이라며 "참석하는 조건으로 비핵화를 거론하지 않을 것을 강력히 요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중·러 정상과 한 자리에 선 것을 두고 정 장관은 "국력에 비하면 북한의 외교력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전승절의 의미 중에 하나는 제재의 구멍이 넓어진 효과가 있다"면서 "이미 제재 시스템은 고장이 나있지만 제재를 강화해서 비핵화로 가겠다고 했던 지난 20년 동안의 노력은 작동이 안 된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북은 계획경제 5개년마다 계획을 세우는데 올해로서 8차 당대회 계획이 끝나고 내년 연초나 연중에 9차 당대회에서 5년간의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관측으로는 상당히 중대한 노선변화가 예상된다"며 "그것은 인민생활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방침을 천명할 것인데 그 과정에서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이 있고 앞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걸 배경으로 해서 북미대화, 북남관계 유연화로 나올지 아니면 북중러 연대방향으로 질주할지 면밀하게 관찰해 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어떻게 활동하고 움직이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중·러 정상회담에 대해선 "이번에 시진핑, 김정은 회담 합의문에 보면 굉장히 중요한 대목도 있다"며 "북한, 중국의 핵심이익을 UN에서 대변한다는 얘기와 함께 중국의 주권과 영토완정수호를 지지한다고 김정은 위원장이 말하는데 대만침공을 지지한다는 발언이 된다. 굉장히 예민한 문제여서 섬세하게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 참석차 중국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톈안먼(天安門) 망루에 나란히 서며 북중러 3각 연대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방중 기간 열병식 외에 북러 정상회담,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북한과 중국은 북중 정상회담 관련 보도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1~4차 북중 정상회담에선 모두 비핵화가 주요 의제로 보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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