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세계관 무한 확장" 중소IP 성장 날개 달아준 콘진원
파이낸셜뉴스
2025.09.08 18:22
수정 : 2025.09.08 18:22기사원문
'IP 라이선싱 빌드업' 사업 순항
'대기업과 상생' 중기 도약 기회
시장 노출·비용 부담 해소 도움
하이스트624, 뮤즈온 협업 흥행
다양한 장르와 IP융합 경험 바탕
밴드·굿즈로 벌룬프렌즈 IP 확장
안정적 러닝개런티 창출 밑거름
지난 3일 현장에서 만난 문 모씨(28)는 피케팅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선착순 관객 100명에 들어 굿즈 패키지도 수령했다.
그는 중소콘텐츠기업 하이스트624의 '벌룬프렌즈 메쉬 어드벤쳐(벌룬프렌즈)'와 콜라보해 만든 다양한 굿즈에 호감을 보이며 "캐릭터가 귀엽고 티셔츠도 예쁘다"고 말했다.
중소콘텐츠기업은 자체 지식재산(IP)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로열티 보장이나 최소 수익 구조가 마련되지 않아 협업 과정에서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콘진원이 중소콘텐츠기업과 연관산업군 선도기업을 연결하는 '협업 매치 메이커'로 나섰다.
'IP 라이선싱 빌드업' 사업을 통해 대기업에는 우수한 중소콘텐츠지식재산(IP)을 활용한 높은 마케팅 효율을 제공하고, 중소콘텐츠기업에는 대기업의 제품력과 유통망을 기반으로 성장과 도약의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콘진원 콘텐츠IP전략팀은 8일 "중소콘텐츠기업이 대기업과 대등하게 협업할 수 있도록 정부가 다리 역할을 한 것이 이 사업의 출발점"이라며 "플랫폼사, 중소 IP사가 협의한 프로젝트를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사업 종료 후에도 개런티 기반 계약을 통해 중소 IP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협업 매칭은 주로 '캐릭터라이선싱페어'나 '콘텐츠IP마켓' 같은 오프라인 행사에서 바이어와의 첫 만남을 통해 이뤄진다. 지난해 선도기업으로 참여한 코레일유통은 경기도 수원역사 내 캐릭터 '안녕 자두야' 협업 카페를 운영해 매출이 전월보다 135% 증가했다. 올해는 락앤락, 코레일유통, 서울랜드와 협업이 진행 중이며, 생활용품·F&B·테마파크 등 다양한 영역에서 IP 융합이 시도되고 있다.
■벌룬프렌즈의 '달콤한 성공기'
하이스트624는 2년 연속 치열한 경쟁을 뚫고 콘진원이 주관하는 'IP 라이선싱 빌드업' 사업에 선정됐다. 지난해 식품기업 대상과 '아이라이킷' 냉동식품 2종 패키지를 선보였고 올해는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의 텀블러에 캐릭터를 새기는 방식으로 특정 에디션을 제작하기로 했다. 또 팝업스토어 형태로 빌드업 후속지원이 결정돼 지난달 15~21일 경기도 일산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에서 소비자와 직접 만남도 가졌다.
김유식 하이스트624 대표는 "대상, 락앤락과 협업을 통해 매출 성과와 네트워크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며 "캐릭터라이선싱페어를 통해 국내외로 바이어 네트워크가 크게 확장됐고, 중화권 진출의 돌파구도 마련됐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정도로 다양한 사업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IP 라이선싱 빌드업' 사업의 장점을 묻자 "대기업과의 상생 구조"를 꼽았다. 그는 "중소 IP사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시장 노출과 비용 부담이다. 노출을 늘리기 위해 MD 개발과 콘텐츠 제작에 힘쓰지만, 비용 부담이 따른다. 그런데 속도가 늦어지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빌드업 사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는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이스트624처럼 '준비된' 중소콘텐츠기업엔 성장의 도약대가 된다.
김 대표는 "벌룬프렌즈는 국내외 유통망과 완성도 있는 상품으로 준비가 돼 있었기에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기업이 '이 IP와 협업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놔야 선택받는다. 우리도 자체 MD와 유통 경험, 성공 사례들을 쌓아온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벌룬프렌즈' IP는 올해 뮤즈온 사업을 통해 음악 장르로 협업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이는 각자 다른 정부 사업끼리 협업한 사례로 주목된다. 뮤즈온 측이 '캐릭터라이선싱페어'에서 'IP 라이선싱 빌드업' 사업에서 발굴된 벌룬프렌즈를 눈여겨보고, 콜라보를 제안하면서 제작이 최종 확정됐다.
콘텐츠IP전략팀은 "하이스트624는 꾸준히 벌룬프렌즈 세계관을 확장해왔고, 밴드 콘셉트 아트웍과 관련 굿즈까지 이미 준비돼 있었다"며 "철저한 준비가 좋은 기회와 만나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했다.
또 벌룬프렌즈가 우수 IP사로 꼽히는 이유로 "2024년 빌드업 사업 종료 후에도 협업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이라며 "대상과 개런티 계약을 통해 지금도 매달 러닝개런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무엇보다 현장에서 느낀 가장 큰 시너지 효과는 관람객(소비자) 만족이 중소 IP사의 추가 협업 의지를 자극하고 IP의 브랜드 가치 또한 강화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콘진원은 향후 협업 모델을 국내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콘텐츠IP전략팀 측은 "빌드업 사업으로 만들어진 협업 제품들이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며 "플랫폼사·콘진원·중소 IP가 힘을 모은다면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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