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칼부림 사망사건'까지..사람잡는 프랜차이즈 수익구조

파이낸셜뉴스       2025.09.21 15:05   수정 : 2025.09.21 15:05기사원문
프랜차이즈 본사 갑질, '매출 수수료 방식'으로 장기 전환해야
가맹본사 대분분 차액가맹금에 의존..필수품목 늘수록 차액가맹금도 커져





[파이낸셜뉴스] 최근 중소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과 피자헛발 줄소송 등 차액가맹금(유통 마진)을 둘러싼 본사와 가맹점간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프랜차이즈 수수료 방식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가맹점을 중심으로 현재의 차액가맹금 방식은 본사의 이익이 커지면 점주가 손해를 보는 '제로썸' 우려가 있는 만큼 '매출 기반 수수료'(로열티) 모델로 '윈윈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특성과 관행 등을 고려할 때 매출 기반 수수료 모델의 정착은 어렵다"고 맞서고 있어 정책적 깊은 고민이 절실한 실정이다.

외식 브랜드 90%, 차액가맹금 적용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국내 외식업 가맹본부 10곳 중 9곳은 가맹점으로부터 차액가맹금을 받고 있다. 로열티 없이 차액가맹금만 받는 가맹 본사 비율도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익 모델은 가맹 사업 초기에 받는 가맹비(브랜드 사용료), 교육비, 인테리어비 등 '1회성 수익'과 향후 가맹점주에게 물품을 공급하고 받는 '지속 유통마진'으로 나뉜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가맹점을 늘려서 1회성 수익을 늘리거나, 유통마진을 더 많이 받는 것이다. 유통마진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본사가 점주에게 공급하는 '필수품목'의 종류를 늘리거나 필수품목을 더 비싸게 받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더본코리아 연돈볼카츠 사례처럼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을 무리하게 늘려 관리가 잘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일부 본사는 3~5년에 한 번씩 인테리어를 교체하도록 강요하는 등 무리한 이윤 추구로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피자 브랜드 칼부림 사건의 가해자인 A씨도 지난 3일 인테리어 문제로 갈등을 빚던 프랜차이즈 본사 임원과 인테리어 업자 부녀 등 3명을 숨지게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문제가 많은 '인테리어'를 필수품목에서 제외하고 가맹점주가 더 저렴한 인테리어 업자를 찾아오면 기존 가맹브랜드와 통일성을 갖추는 조건으로 허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유통마진을 확대하기 위해 필수품목의 종류를 무리하게 늘리거나, 과도한 마진을 붙이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제빵 프랜차이즈 본사가 냉장고를,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가 주방도구를 각각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비싼 가격에 공급하는 게 대표적이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오븐, 냉장고, 냄비 등 주방설비는 시중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데도 본사가 필수품목이라는 명분으로 이를 강요한다는 것이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한 가맹점주는 "본사가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제공하는 종이컵보다 온라인 마켓 제품이 더 싸서 몰래 쓰고 있다"며 "하지만, 매출 대비 종이컵 발주가 너무 적으면 본사에서 감시를 하기 때문에 적당량만 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로열티 이상적이나 "구조적 어려워"


공정거래위원회는 차액가맹금 문제가 확산되자 지난해 6월 '가맹분야 필수품목 바로알기' 안내서를 통해 로열티 모델 전환을 권장하고 있다.

공정위는 안내서에서 "필수품목 판매마진 모델은 가맹본부 이윤이 증가하면 가맹점주 수익은 감소해 이해관계가 상충된다"며 "로열티 모델은 가맹점주 수익이 증가할수록 가맹본부 수익도 함께 증가해 바람직한 수익모델"이라고 제시했다.

하지만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구조적 이유로 로열티 모델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 이유로 △국토가 넓지 않아 본사의 물류공급 용이 △영세 가맹본부가 많아 상표권 사용 대가인 로열티 계약 어려움 △매출 누락 등 로열티 회피 가능성및 본사 요율에 대한 불신 등을 꼽았다.

한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가맹본사 입장에선 초기 자리를 잡기 위해 차액가맹금 구조가 더 안정적"이라며 "가맹점주도 현재까지는 수수료 모델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본사 관계자도 "차액가맹금은 결국 필수품목이 좌우하는데 최근 많은 본사에서 필수품목의 종류를 줄이고, 점주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 버거킹, 치킨 3사 등 대규모 브랜드가 적은 것도 로열티 전환의 걸림돌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매출액 대비 수수료(로열티) 모델 정착을 위해서는 최소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모집해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로열티 모델을 도입해도 가맹점주가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줄이는 등 신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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