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못 박힌 안전바는 위험… 노볼트 기술로 안심도로 만들 것"

파이낸셜뉴스       2025.09.09 18:21   수정 : 2025.09.09 22:06기사원문
구본삼 비에스 대표
못은 녹슬고 콘크리트 균열 유발
안전시설물용 특수 접착제 개발
내구성 인정받아 전국 500곳 공급

"도로나 터널에 못을 박는 것은 수명을 줄이고 해치는 일입니다. 나사못 없는 도로를 만드는 일이 안전의 기초가 될 것입니다."

구본삼 비에스 대표(사진)는 9일 '노볼트(NO-BOLT)'를 만든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비에스는 지난 2012년 국내 최초로 나사못을 사용하지 않는 부착식 시설물을 개발한 도로안전시설물 전문기업이다. 이후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특수 접착제인 '다부터'를 공동 개발해 안전시설물을 접착제로 붙이기 시작했다.

노볼트는 이름 뜻 그대로 차선분리대, 시선유도봉, 도로표지병, 카 스토퍼, 무단횡단 금지시설 등 다양한 도로안전시설물을 볼트, 즉 나사못 없이 도로에 부착한다.

구 대표는 "나사못은 시간이 지나면 녹슬기도 하고 콘크리트의 균열을 만들기도 한다"며 "특히 다리나 지하차도 등에 못을 박는 것은 근본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차도나 보행로로 조성된 다리에도 수많은 못을 박아왔지만 못질 자체가 도로와 다리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콘크리트에 '못질 구멍'이 생길 경우 화재 상황 시 열이 침투해 폭발 위험이 높아진다.

현재 노볼트 시설물은 전국 500여곳에 공급된 상태다. 비에스는 지하차도에는 탈출용 안전바와 안전 사다리를 부착하고 있다. 국지성 호우 등으로 운전자나 차량 이용객이 지하차도에 고립됐을 때 잡거나 밟으면서 탈출할 수 있는 시설물을 붙여 인명피해 예방에 힘쓰고 있다.

노볼트의 내구성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 대표는 "정부 규정에 따라 안전바는 개당 500㎏의 하중을 견뎌야 하는데 노볼트 안전바는 무려 1만5000㎏, 15t을 견딘다"고 말했다. 노볼트는 앵커볼트식보다 외부 힘에 버티는 힘이 아스팔트 환경에서 395%, 콘크리트 환경에서 65% 높다는 실험 결과를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3년 전부터 국토교통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나사못을 이용한 앵커볼트식 시설물 대신 부착식 시설물을 설치하라는 지침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나사못으로 고정된 제품이 파손될 경우 나사못으로 인한 차량 파손과 인명피해 등 2차 사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주차타워에서도 부착식 시설물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구 대표는 "주차타워는 과거보다 얇은 강력 콘크리트로 바닥을 쌓기 때문에 나사못으로 구멍을 뚫으면 문제가 생긴다"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주차타워가 노볼트 카 스토퍼를 설치했으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주차타워에도 카 스토퍼 설치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다부터 접착제는 시멘트 보강작업에도 활용된다.
구 대표는 "노후된 터널 입구나 내부에는 시멘트가 오래돼 흐트러진 경우가 있다"며 "시멘트 조각이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에 떨어지면 치명적인데, 못을 박지 못하는 곳을 접착제로 유지·보수함으로써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구 대표는 '나사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그는 "집에서도 못질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고 휴대폰과 TV도 나사가 아닌 접착으로 제품을 만드는 시대"라며 "9월 17~19일 대한민국 안전산업 박람회에서 해외에도 노볼트 기술을 알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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