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성·공감교실서 자라는 아이들… 미래교육 본보기 될것"

파이낸셜뉴스       2025.09.09 18:23   수정 : 2025.09.09 18:23기사원문
지역중심 교육생태계 꾸리는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초등학생 ‘교육수당’ 월 10만원씩
내년부턴 중·고등학생까지 지급
‘교육격차 해소’ 전국 확대 청사진
AI 기반의 미래교실 구현도 박차
지역 뿌리내린 ‘글로컬 교육’ 주력
이주배경 학생·유학생 적응 돕고
광주교대와 교원 육성 손잡기도

【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 "내년에 전남 모든 초·중·고 학생들에게 '전남학생교육수당'이 지급돼 전국적인 '학생교육기본소득'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은 9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학생교육기본소득' 개념의 '전남학생교육수당'을 지난해 전국 최초로 도입해 올해 전남 모든 초등학생 7만8000여명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최근 진도군이 전남도교육청과 예산을 분담해 내년부터 중·고등학생에게도 교육수당을 지급하기로 확정하면서 초등학생뿐 아니라 중·고등학생까지 지급하는 전국 첫 사례가 됐다"며 "나머지 21개 시·군과도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대중 교육감과 일문일답.

―'전남학생교육수당'과 함께 민선 4기 전남교육 3년의 핵심 성과로 꼽은 '2030교실'은 무엇인가

▲'2030교실'은 오는 2030년까지 전남의 모든 학교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미래수업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로 추진 중인 핵심 정책이다.

지난해 개최한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에서 선보이며 기술과 교육이 결합한 수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현재 전남 134개 학교가 '2030교실'로 선정돼 운영 중이다.

이 교실에선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수준에 맞춘 AI 기반 맞춤형 수업, 전 세계 전문가들과의 실시간 연결, 토론·탐구·창의활동 중심의 수업이 일상화되고 있다. 학생들이 더 이상 교사의 설명을 일방적으로 듣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문제를 인식하고 질문하고 행동하는 수업의 주체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전남 곳곳에서 2030꼬마 시인교실, 감수성 교실, 공감 교실 등 다양한 주제와 형태의 수업이 펼쳐질 예정이며, 이는 전남 수업 대전환의 시작이자 전국 미래교육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2030교실' 운영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글로컬 전남교육 작은박람회'도 추진하고 있는데

▲지난해 성공적으로 개최한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가 남긴 성과 계승을 위한 행사다. 오는 11월과 12월 여수와 순천 등에서 △글로컬교육 콘퍼런스 △2030수업축제 △전남교육 주요 성과나눔 등 세 개로 나뉘어 열린다.

'글로컬교육 콘퍼런스'에선 22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토론과 포럼을 열어 미래교육의 방향을 논의하고, '2030수업축제'에선 유·초·중등별 '2030교실' 수업 나눔과 독서인문교육 사례 공유가 진행된다. '성과 나눔'에선 학부모교육 한마당, 교육발전특구 성과 공유, 작은학교 영화제 등 지역 특성과 성과를 집약해 선보인다. 향후 시·군 교육지원청과 연계해 지속 가능한 확산형 박람회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글로컬 인재에 주력하는 배경은

▲다문화 시대에 대비하고 지역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전남에는 18개국 출신 어머니를 둔 이주배경 학생이 1만2000여명으로, 전체 학생의 약 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최근 한국 문화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남으로 유학을 희망하는 외국 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지역적 특색과 흐름을 반영해 해외 인재를 전남으로 유치하는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남의 특성화고 5개교에서 5개국 출신 외국인 유학생 77명이 공부하고 있으며, 한국어와 교양 과목을 배우는 동시에 지역 산업과 연계된 실습 교육도 받고 있다.

이 과정을 거쳐 내년 3월에는 직업교육 중심의 대안학교 '전남미래국제고등학교'를 개교한다. 외국인 유학생과 국내 이주배경 학생을 위한 직업교육 중심 대안학교로, 맞춤형 진로·직업 교육을 통해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컬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목표다.

외국인 유학생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비자 제도 개선 등 정책적 뒷받침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 학교가 국내외 다양한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배우고 성장하는 '글로컬 배움터'가 되기를 기대한다.

―전남 21개 시·군이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지정됐는데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에 지난 8월 고흥·보성·완도·진도 4개 군이 추가 지정되면서 전남은 22개 시·군 중 21개 시·군이 지정되는 전국 최대의 성과를 거뒀다.

선정된 특구는 매년 지역별로 최대 30억원의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아 다양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교육발전특구는 단기간의 성과보다 교육을 통해 지역 발전의 동력을 찾는 중장기 과제이기 때문에 전남은 사업의 전문성과 지속성, 그리고 탄탄한 협력 체계 구축에 주력해 왔다.

농수산업·해양산업·문화예술 등 지역 산업과 연계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이 실제 지역산업을 이해하고 미래 직업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돌봄과 교육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해 농산어촌 학생들의 교육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앞으로도 '출생부터 정주까지, 지역 중심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특구별 특화산업과 연계한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

―지역 여건을 반영한 교원수급 방안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말은 교육계의 오래된 정설이다. 그러나 지금 국가 교원 정책은 교사의 질을 담보해 주지 못하고 있다.

학생 수만을 획일적 기준으로 교사 정원을 배정하다 보니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 간 교육격차가 심화되고 농어촌 교육은 황폐화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전남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전남형 교원 기초정원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도서 지역의 학생 수 변화 추이를 고려해 최소한의 교원 정원을 안정적으로 배치함으로써 교원 수 감축에 따른 교육력 약화를 막자는 취지다.

궁극적으로는 교사 임용뿐 아니라 교원 양성 권한까지 시도교육감에게 이양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지역인재 특별전형'은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제도라고 생각한다.

전남은 이미 '지역인재 특별전형'과 '다문화인재 전형'을 운영하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교사 임용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한 임용 기회 제공을 넘어 이주배경 학생의 문화적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학습 지원과 진로·성장 지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는 범위를 확대해 2026학년도에는 초등교사 3명을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다. 또 광주교대와 협력해 2026학년도 입시부터 매년 10명을 '전남도교육감 다문화전형'으로 선발해 교사로 양성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hwangta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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