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원 돌파한 금값…돌반지 '100만원' 현실화 되나
뉴시스
2025.09.10 06:02
수정 : 2025.09.10 06:02기사원문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달러 약세,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 확대 등 요인이 맞물리며 내년 상반기에는 온스당 5000달러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순금 한 돈(3.75g) 기준으로 100만 원 가시권에 들어서게 된다.
국내에서도 금값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KRX금시장에서는 전날 오후 2시 48분 기준 금 1kg 현물 가격이 전일 대비 2.71% 오른 165만 91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152만 8600원에서 불과 열흘 만에 약 10% 가까이 상승했다.
한국금거래소 기준 9일 순금 한 돈 살 때 가격은 70만 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4년 9월 11일 순금 한 돈을 살 때 가격은 46만 3000원이었다. 1년 새 상승폭은 53%에 달한다.
금값 상승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꼽힌다. 최근 고용지표 부진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주 회의에서 최소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 투자자들은 0.5%포인트 '빅컷'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상황이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대체 투자 수단인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현재 97선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달러지수는 110선에 근접했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압박도 변수로 작용했다. 트럼프가 대표적 매파로 꼽히는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시도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 논란이 확산됐고,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달러 자산의 대안으로 금을 선택하는 흐름을 강화시켰다.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소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 확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외환 보유고 동결 조치 이후, 신흥국을 중심으로 '탈달러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각국 중앙은행은 외환 보유 다변화로 금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2015~2019년 연평균 130톤 수준이었던 중앙은행의 금 보유 순증 규모는 2022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연평균 260톤으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순증 규모는 210톤으로 소폭 둔화됐지만, 여전히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상반기 중 금 가격이 온스당 4000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고, 경우에 따라서는 5000달러도 가능하다고 봤다. 이는 한 돈 기준으로 환산하면 100만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이어진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가 동시에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금값은 당분간 우상향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온스당 3700달러를 유지하고, 내년에는 4000달러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분절화 심화로 인한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에 더해, 금융 억압 정책 부작용에 따른 포트폴리오 위험 분산을 위한 금 매수세까지 이어지며 금 가격의 우상향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해 말 적정 이론 가격은 4000달러에 육박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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