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음반사 엠파이어 CEO "지디는 대스타, K팝은 모든 게 탁월"

파이낸셜뉴스       2025.09.10 18:59   수정 : 2025.09.15 08:59기사원문
'뮤콘 2025' 기조연설





[파이낸셜뉴스] “아티스트는 운전자고 우리는 그들의 내비게이션이다. 그들이 더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독려할 뿐만 아니라 목적지까지 어디에 교통체증이 있는지 파악해 지름길을 알려주는 파트너다.”

데이터 기반·아티스트 친화적 모델로 성장한 글로벌 음악 레이블 ‘엠파이어’의 가지 샤미 대표가 아티스트와 레이블의 관계를 이같이 설명했다.

데이터 기반 "아티스트 우선" 원칙


엠파이어 퍼블리싱은 2010년에 설립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독립 레이블 겸 유통사로 아티스트가 음원 판매량을 쉽게 추적할 수 있는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현지 음악계의 호응을 얻었다. 앤더슨 팩, 샤부지 등 유명 가수들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지드래곤이 엠파이어를 통해 음반을 냈고, 블랙핑크 지수도 이곳과 중국어권 대상 음악 배급 계약을 맺었다.

샤미 대표는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뮤콘 2025’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엠파이어가 그리는 새로운 음악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파트너십처럼 접근하고 위계를 허물면 아티스트와 훨씬 더 좋은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며 “저희는 항상 ‘아티스트 우선’을 원칙으로 한다. 결국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음악이고, 음악을 만드는 건 아티스트”라고 강조했다.

“어떤 레이블은 아티스트 대신 음악을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우리는 문화적으로 뿌리를 두고 스스로 창작할 수 있는 아티스트와 협업하길 선호한다. 그래야 서브컬처 깊숙이 들어가 아직 주류가 되지 않은 흐름을 찾아낼 수 있다."

“K팝, 탁월한 수준, 지디는 대스타”


K팝 시장에 대한 질문에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서 나오는 음악은 ‘훌륭하다’는 말로 부족하다"며 "작곡, 엔지니어링, 믹싱, 마스터링, 편곡, 뮤직비디오, 마케팅, 투어, 머천다이징까지… 모든 과정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했다.

이 때문에 그는 한국식 완성도와 미국식 실험정신이 결합한다면 새로운 시장 접근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는 전 세계 아티스트를 한 공간에 모은다. 샌프란시스코 스튜디오에서는 나이지리아 아티스트와 일본 아티스트, 콜롬비아 아티스트와 멕시코 아티스트가 함께 작업한다. 그렇게 모였을 때 정말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다.”

최근 화제가 된 지드래곤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먼저 지드래곤에 대해 "대스타(Mega Star)"라며 "미국의 저스틴 팀버레이크에 견줄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동시에 K팝을 아주 높은 수준에서 만들어낸 개척자 중 한 명이다. 제겐 지드래곤은 비즈니스적으로도 흥미로웠지만, 문화적으로는 이 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배움의 기회였다"고 부연했다.

"제가 외국 시장에 들어갈 때마다 가장 이루고 싶은 건 ‘배움’이다. 늘 현지의 관습, 소비 습관, 사람들이 무엇에 열광하는지, 패션에서 엔터테인먼트, 음악에 이르기까지 흐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배우려 한다. 지드래곤은 이런 모든 것을 아우르는 문화적 지표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우리 회사의 마케팅, DSP(디지털 스트리밍 플랫폼), A&R 부서 직원들이 모두 배울 수 있는 좋은 기준점이 됐다.”

데이터와 직관이 충돌할 때


엠파이어 퍼블리싱은 데이터 중심 전략으로 알려져 있지만, 샤미 대표는 직관을 무시하지 않는다. 그는 소속 아티스트 샤부지


를 사례로 들었다.

“메이저 레이블에서 밀려났지만, 우리는 그에게서 특별한 무언가를 봤다. 3년간 키워왔고, 2024년 그래미 주간 LA에서 유튜브와 글로벌 우선순위를 논의했을 때, 당시 스포티파이 리스너가 30~40만 명 수준이었음에도 그를 최우선 아티스트로 지정했다. 데이터만 본다면 모험이었지만, 직관이 말하길 ‘이건 가야 한다’였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선택은 옳았다.”

향후 5~10년의 산업 전망에 대해서는 AI와 저작권 문제를 언급했다.

“기술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동시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콘텐츠 과잉’을 불러올 것이다. 그렇다면 이 소음 속에서 어떻게 돋보일 수 있을까? 저는 훌륭한 레이블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

그는 특히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저작권과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같은 개념들이 흔들릴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업계 전체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게 DSP(디지털 스트리밍 플랫폼)의 책임인지, 레이블의 책임인지, 아니면 정부의 책임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아마 세 주체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일 것"이라고 봤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부를 기다리면 너무 늦다. 따라서 업계가 먼저 나서야 한다"고 부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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