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봉법 완장 찬 HD현대 조선3사 노조, 크레인 고공농성 이어 '상경투쟁' 예고

파이낸셜뉴스       2025.09.10 21:27   수정 : 2025.09.10 21:27기사원문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파업 이틀째에 '고공 농성'에 돌입하며 투쟁 수위를 한층 높였다. 사측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오토바이 수백 대를 세워 접근을 통제했다. HD현대 조선 3사에 이어 하청업체들도 조정신청을 내며 파업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백호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울산 조선소 내 약 40m 높이의 턴오버 크레인(선박 구조물을 뒤집는 크레인)에 올라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백 지부장은 "회사가 HD미포조선 합병과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그것을 이뤄낸 구성원과 조합원들에 대한 예우와 보상은 찾아볼 수 없어 매우 안타깝다"며 "임금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고공 농성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만 65세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750%→90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2일 HD현대 계열사 노조와 함께 경기도 성남 소재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를 찾아가는 상경 투쟁을 할 계획이다.

HD현대미포 노조와 HD현대삼호 노조도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이들 조선 3사 노조의 공동 파업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한편,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하청 노조)는 주요 사내협력업체 6개사의 단체교섭 결렬과 관련해 최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했다. 하청노조는 조정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통과에 따른 파업 확산이 현실화되고 있다"라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납기 준수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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