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일주일'…쇠사슬 아닌 평상복 입고 손 흔들며 귀국행
파이낸셜뉴스
2025.09.11 18:53
수정 : 2025.09.11 20:19기사원문
이 한국인은 계속 구금된 상태에서 직접 이민 관련 재판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지난 일주일간 구금과 석방 과정이 오락가락하면서 온 국민들은 가슴을 졸여야만 했다. 미국 이민당국이 공개한 영상 등에 따르면 미 당국 요원들은 헬기까지 동원해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작업 현장을 급습, 300여명의 한국인 직원들의 다리와 양손에 쇠사슬을 묶어 차례로 버스에 태웠다. 적법한 비자를 소지해 체포되지 않은 한국인 직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전화기가 동시에 울리며 작업 중단 메시지가 내려졌다"면서 체포된 동료들이 휴대전화도 챙기지 못한 채 끌려갔다고 전했다.
이후 한국 근로자들을 귀국시킬 대한항공 전세기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10시 21분 인천공항에서 이륙했고, 이들의 귀국편 출발 시점은 미국시간 10일 오후 2시 30분께로 알려졌다.
하지만 외교부는 "조지아주에 구금된 우리 국민들의 현지시간 10일 출발은 미측 사정으로 어렵게 됐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미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또 한번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다행히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시간으로 10일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지금 억류 상태인 우리 국민이 내일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할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일체 수갑을 채우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20여분간 만난 데 이어 앤디 베이커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겸 부통령 안보보좌관을 만나 관련 협의를 마쳤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로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향후 미 입국 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조 장관은 설명했다.
극적 협상타결 끝에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300여명은 11일 새벽 구금 시설을 떠나 나와 귀국 여정을 시작했다.
조지아주 남부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 구금시설에 구금됐던 이들은 미 동부 현지시간 기준 오전 2시 18분(한국시간 11일 오후 3시 18분) 일반 버스 8대에 나눠 타고 출발해 대한항공 전세기가 대기하고 있는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이동했다.
구금 시설 철문을 나선 한국인들은 수갑을 차지 않고 평상복으로 문앞에 대기 중인 버스에 탑승했다. 전세기에는 한국인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 등 미 이민당국에 구금됐던 총 330명이 탑승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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