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앞두고 슬쩍…5대 은행 금융사고 '올빼미 공시' 도마 위

뉴스1       2025.09.15 05:55   수정 : 2025.09.15 12:05기사원문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올해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에서 발생한 10억 원 이상 금융사고 17건 가운데 10건이 모두 금요일 퇴근 무렵 공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올해 금융사고 6건 전부를 금요일 업무 마감 이후에 공시했고, 하나은행은 47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를 금요일 오후 7시 41분에 공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5대 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17건으로 △KB국민은행 6건 △하나은행 4건 △신한은행 3건 △우리·NH농협은행 각 2건 순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17건 중 절반이 넘는 10건이 한주간 업무가 마무리되고 주말에 접어드는 금요일 퇴근 시간에 공시됐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 6건(총 157억 원 규모)을 공시하면서 '금요일 대고객 업무 마감 이후'에 알렸다.

또 신한은행은 지난 2월 발생한 22억 원 규모 금융사고를 오후 6시 11분에, 하나은행은 7월 발생한 47억 원 규모의 사고를 오후 7시 41분에 공시했다.

금요일 퇴근 공시가 불법은 아니다. 은행법상 사고 사실은 확인 후 15일 이내 공시하면 되고, 요일이나 시간 규정은 별도로 정해진 바 없다.

다만 국민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주말 직전에 악재성 정보를 올리는, 이른바 '올빼미 공시'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빼미 공시는 휴일이나 장 마감 이후 투자자 관심이 낮은 시간대에 부정적 정보를 공개해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방식으로, 주가 하락이나 여론 비판을 피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비판이 있다.

실제 금감원은 그간 연말·연휴 직전 악재성 공시가 반복되자 투자자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김상훈 의원은 "주말 밤마다 슬쩍 던지는 '올빼미 공시'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다"며 "금융사고는 감추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야 하며, 공시의 편법 관행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은 "은행의 업무처리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영업점 대고객 업무 마감 시간 이후에 공시가 편중된 현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향후에는 관련 부서 간 사전 협의를 통해 금융사고 공시일시가 특정 요일 또는 특정 시간에 편중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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