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초거대 블랙홀 자기장 변화 포착
파이낸셜뉴스
2025.09.16 16:00
수정 : 2025.09.16 16:00기사원문
사건지평선망원경 영상 분석...국내 연구자 핵심 참여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초로 초거대 블랙홀 자기장 변화가 포착됐다.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은 한국 연구진(대학·연구기관)이 공동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인 사건지평선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 EHT)을 통해 M87(메시에 87) 은하 중심 초대질량 블랙홀의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를 다시 관측했다고 16일 밝혔다.
M87은 지구에서 약 5500만 광년 떨어진 처녀자리 은하단 중심 근처에 있는 거대한 타원 은하다. 중심에 초대 질량 블랙홀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영상은 2021년 관측 자료로, 인류 최초 블랙홀 사진을 공개한 2017년과 그 이듬해 2018년 자료에 이어 3년 후의 블랙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 연구진은 천문연, 경희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을 중심으로 2017, 2018, 2021년 자료를 비교 분석해 M87 블랙홀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EHT팀에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 그 결과, 블랙홀 그림자(중심 검은 부분)와 그 주변 빛의 고리 크기는 일정했으나, 빛의 고리 방향, 즉 블랙홀 주변 자기장의 나선형 모양이 연도별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2021년에는 자기장의 회전 방향이 2017년과 반대로 나타났다. 이러한 자기장 변화는 빛을 방출하는 영역의 내부 자기장 구조와 주변 물질에 의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는 블랙홀 부근의 물질이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며, 기존 이론을 보완할 추가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EHT는 2026년 세계 최초로 블랙홀의 단기간 변화를 관측해 동영상화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향후 프로젝트에는 천문연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 (KVN, Korean VLBI Network)이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블랙홀 이미지는 연간 1장 수준으로 포착했었으나, 2026년에는 3개월간 집중 관측을 통해 2주당 1장 수준으로 포착할 예정이다
천문연 손봉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결과를 비롯한 주요 연구를 한국의 젊은 연구자들이 이끌고 있으며,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 역시 한국이 주도하는 등 사건지평선망원경의 블랙홀 연구에서 한국은 이제 핵심 국가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우주청 강경인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이번 성과는 블랙홀이라는 우주의 극한 환경을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선 중요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우주 관측연구를 통해 인류의 지식 지평을 넓히고, 대한민국이 우주과학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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