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전통주도 배달한다… 5조 시장 뒤집을 '퀵커머스 킬러’
파이낸셜뉴스
2025.09.16 18:28
수정 : 2025.09.16 18:28기사원문
B마트, 이르면 연내 서비스 개시
지역·상품은 단계적 확대하기로
후발주자 추격 거세 전략 차별화
묶음 수요 확보로 매출 상승 견인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장보기 플랫폼 B마트가 퀵커머스(즉시배송) 업계 최초로 전통주 배달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에 나설 전망이다. 편의점·대형마트·배달앱 등이 뛰어든 퀵커머스 시장은 올해 5조원 규모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 주류 배달이 '킬러 서비스'가 될지 주목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마트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 전통주를 배달 품목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판매 후보 전통주를 시음·검증하는 단계로, 소비자 수요가 높은 상품을 골라내는 큐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시범 운영을 시작해 반응을 본 뒤 서비스 지역과 상품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주류가 포함되면 안주·간편식과 함께 주문하는 '묶음 수요'를 확보할 수 있어 객단가 상승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는 B마트의 전통주 판매 추진을 퀵커머스 2라운드 경쟁 속 차별화 전략으로 본다. 음식 배달 시장에서 맞붙었던 배민과 쿠팡이츠는 이제 생활 밀착형 장보기로 무대를 넓히며 차세대 먹거리로 퀵커머스를 낙점했다. 배민이 먼저 시장을 개척해 B마트를 운영해온 반면, 쿠팡이츠는 음식 배달에서 성장세를 확보한 뒤 올해 1·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퀵커머스에 뛰어들며 후발주자로 추격 중이다. 쿠팡이츠가 신선식품과 동네 기반 소상공인 입점에 집중하는 사이, 배민은 안주·간편식과 연계성이 큰 전통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치열해진 퀵커머스 경쟁 구도 속에서 주류 카테고리 진입 자체가 상징성을 가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선 전통주 배달 서비스가 퀵커머스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주를 시작으로 소주·맥주·위스키·와인 등 대중 주류까지 퀵커머스 유통이 허용된다면, 안주류와의 결합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시장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통주로 제한된 온라인 주류 판매 규제가 해소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는 분석이다.
퀵커머스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장보기 수요가 폭발하면서 급성장했다. GS리테일은 2016년 배달앱 띵동과 손잡고 가장 먼저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배민에 입점해 현재 61개 점포에서 6000종 상품을 퀵커머스로 운영 중이다. SSG닷컴도 이달 1일 '바로퀵'을 선보이며 수도권과 충청·대구·부산 지역 19개 점포에서 1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고, 다이소는 일부 점포를 중심으로 생활잡화 배달 서비스를 시험 중이다.
특히, 1시간 내 배송을 내세운 퀵커머스 서비스는 새벽배송·당일배송과 차별화된 '즉시성'을 무기로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국내 퀵커머스 시장이 올해 4조4000억원에서 2030년 5조9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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