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 이어 초록마을·브랜디도 흔들…플랫폼업계 '줄도산 위기'
뉴스1
2025.09.17 06:30
수정 : 2025.09.17 10:07기사원문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국내 플랫폼 업계가 줄줄이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급성장했던 흐름이 꺾이면서 1세대 패션·명품 플랫폼을 중심으로 연이어 기업회생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도 자본잠식과 매출 급감으로 인해 지난 3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절차를 병행 중이며 지난달 아시아 어드바이저스 코리아(AAK)가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나섰다.
위기를 맞은 건 패션 플랫폼만이 아니다. 유기농·친환경 식품 전문 플랫폼 초록마을 역시 최근 자금난으로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프리미엄 식품 수요가 고물가 국면에서 위축된 데다 대형 유통사의 친환경·유기농 카테고리 강화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정비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시기 호황을 누렸던 플랫폼 산업이 최근 불경기 속에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데 따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비대면 소비 증가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갔지만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성장 동력이 빠르게 식어갔다.
여기에 중국발 초저가 이커머스 공습이 겹치며 경쟁 구도도 완전히 달라졌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플랫폼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파격적인 가격 전략으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고 이는 소비자 이탈을 부추기며 기존 플랫폼의 위기감을 한층 키우고 있다.
물류·배송 인프라에 대한 투자 부담도 만만치 않다. 소비자가 당일배송·무료배송에 익숙해지면서 중소·중견 플랫폼은 쿠팡·네이버 등 대형사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플랫폼은 버티기 힘든 구조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 환경 악화 역시 위기를 가속화했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플랫폼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최근 금리 인상과 자금 경색으로 투자금 유입이 끊기자 '몸값 거품'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티커머스 사태를 시작으로 플랫폼 업계 전반의 불안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티몬은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의 인수가 확정되면서 지난달 22일 회생절차를 종결하고 새출발을 앞두고 있다. 반면 위메프는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9일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서비스 운영을 종료하고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로 우후죽순 늘어난 플랫폼들이 최근 경기 침체와 중국발 초저가 공습, 투자 위축 등 악재가 겹치면서 대거 휘청이고 있다"며 "결국 자본력과 물류 경쟁력 및 충성 고객을 확보한 일부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인수합병(M&A)이나 청산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