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첨단산업 겨냥 초고율 관세 예고…틱톡 매각 합의도 확인

파이낸셜뉴스       2025.09.17 14:34   수정 : 2025.09.17 14: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 자동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자동차 관세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수익성이 높은 첨단 산업을 겨냥한 초고율 관세 카드를 꺼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합의에 타협은 없었다"며 "반도체와 의약품은 자동차보다 이익률이 높기 때문에 더 많은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 최대 100%, 의약품에는 150~250%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미 확대되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와 맞물려 미중 통상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상무부는 이달 29일까지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 대한 의견을 접수하고 있다. 이후에는 적용 대상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에도 풍력터빈, 불도저, 철도차량, 가구 등 407종을 추가해 50%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을 넘어 첨단 산업 전반으로 고율 관세를 확대할 경우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조치가 대선을 앞둔 정치적 계산이 깔린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와 의약품은 미국 내에서도 필수 산업이자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꼽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관세 카드로 활용해 대외적으로는 중국을 압박하고 대내적으로는 제조업 기반을 다지는 이중 효과를 노린 것이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고율 관세가 단기적으로는 미국 기업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소비자 부담과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틱톡 문제에서는 진전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해 모든 것을 확정하려 한다"며 틱톡 미국 사업권 매각이 큰 틀에서 합의됐다고 밝혔다. 그는 "틱톡 인수에 나선 매우 큰 기업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라클 등 미국 투자자들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틱톡 미국 사업권을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새 법인은 미국인 중심의 이사회로 운영되고, 이용자 데이터는 오라클이 보관하는 미국 내 서버에 저장된다.
다만 세부 구조와 중국 정부 승인 절차 등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긴다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 빚을 없애고 다른 나라까지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조업 보호와 첨단산업 이익 환수라는 목표를 동시에 내세우며 대선 국면에서 '강한 통상 리더십'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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