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왜 배민에 올라탔나'..마트-편의점, O4O로 돌파구

파이낸셜뉴스       2025.09.17 17:43   수정 : 2025.09.17 17: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온라인 쇼핑 확산에 밀려 성장 정체에 빠진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O4O(Online for Offline·온오프라인 연계) 전략 강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대형마트는 퀵커머스와 프리미엄 상품 픽업을, 편의점은 앱 기반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앞세워 온·오프라인 결합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배달의민족 플랫폼에 입점한 뒤 최근 점포 수를 확대하며 퀵커머스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단순 테스트를 넘어 본격적인 사업 확대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이마트는 또 와인그랩(주류 스마트오더)·오더픽(공동구매 픽업)에 이어 지난 8월 디지털가전 전용 O4O 서비스인 '디지털그랩'을 출시했다. 아이폰·닌텐도 등 희소성이 높은 프리미엄 상품을 앱에서 예약 주문해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존 오픈런에 의존했던 구매 경험을 대체하며 오프라인 한계를 보완하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마트는 2022년부터 운영 중인 주류 전문 앱 '보틀벙커'를 통해 O4O 전략에 본격 가세했다. 매장 재고·진열 위치 안내, 픽업 예약 같은 기본 기능에 더해 지난 6월에는 인공지능(AI) 소믈리에 추천을 탑재하며 앱을 전면 개편했다. 고객이 앱에서 AI 추천을 받아 와인을 고르고 픽업을 예약하면 매장에서 칠링 서비스까지 제공받는 구조다. 개편 이후 6~8월 픽업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40% 늘며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대형마트가 단순 온라인몰과의 가격 경쟁 대신 매장의 체험·전문화 기능을 결합해 O4O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편의점은 이보다 앞서 O4O 전략을 생활 동선 속에 안착시켜왔다. 즉석식품·주류 등 근거리 소비 품목을 주력으로 하고, 전국 5만여 점포망을 갖춘 덕분에 온라인 주문과 오프라인 수령을 연결했을 때 효과가 즉각 나타났기 때문이다.

GS25는 단순 배달을 넘어 O4O 모델의 확장성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국 점포망을 기반으로 생활밀착형 수요를 흡수하면서, '와인25플러스' 주류 사전예약이나 캐릭터·굿즈 기획전 같은 차별화 서비스를 앱과 연계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앱에서 예약한 상품을 매장에서 간편하게 수령하고, 점포가 이를 통해 신규 고객 유입과 재방문을 끌어내는 선순환 구조라는 O4O 모델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우리동네GS' 앱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지난 8월 기준 429만명을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에 올랐고, 퀵커머스와 사전예약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CU는 앱 '포켓CU'의 '나의 온라인점포' 기능을 통해 점주가 직접 매장 특성에 맞춘 마케팅을 기획할 수 있어 '단골 락인 효과'를 강화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하며 O4O 경쟁에 합류했다.


대형마트의 O4O 전략 강화로 편의점과의 접점도 넓어지고 있다. 퀵커머스와 앱 기반 픽업 같은 영역에서는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대형마트가 체험·프리미엄 상품에, 편의점은 근거리·생활밀착형 서비스에 강점을 두고 있어 당분간은 차별화된 경쟁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프리미엄 체험형 서비스에, 편의점은 생활밀착형 서비스에 집중하는 만큼 향후에는 각자의 O4O 강점을 얼마나 고도화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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