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약물 한번에 찾는다'...맞춤치료제 속도

파이낸셜뉴스       2025.09.18 08:38   수정 : 2025.09.18 08: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단 한 번의 실험으로 수천만 개 분자 중 딱 맞는 약물을 찾는 기술이 개발됐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임현석 교수 연구팀은 마트에서 바코드로 상품을 구분하듯, 수천만 개의 분자 후보에 각각 다른 'DNA 바코드'를 붙여 신약 개발의 ‘미션 임파서블’을 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화학 분야 권위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게재됐다.

POSTECH 연구팀은 'DNA-바코드 화합물 라이브러리(DNA-encoded library)‘와 '클릭 화학(in situ click chemistry)’을 결합해 특정 단백질만 정확히 겨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분자 수천만 개에 고유의 'DNA 바코드'를 붙여 구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여기에 분자들이 스스로 가장 잘 맞는 파트너를 찾아 결합하는 '클릭 화학'을 결합했다. 이렇게 하면 단 한 번의 실험만으로 수천만 종의 후보 중에서 특정 단백질에 딱 맞는 약물을 찾아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에는 수백 번, 수천 번 실험을 반복해야 했던 것을 한 번에 해결한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비만과 당뇨 등 대사성 질환뿐 아니라 여러 암의 원인 단백질로 알려진 'PTP1B(Protein Tyrosine Phosphatase 1B)’을 정확히 억제하는 후보 물질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 단백질은 구조가 유사한 다른 단백질과 구별하기 어려워 그동안 선택적으로 억제하기가 매우 까다로웠다. 연구팀이 찾아낸 신약 후보 물질은 정상 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PTP1B가 과다하게 존재하는 암세포에서만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논문1저자인 POSTECH 화학과 박사과정 김민경 씨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단 한 번의 스크리닝만으로 특정 단백질에 대해 높은 선택성과 강력한 활성을 지닌 신약 후보를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맞춤형 치료제 개발은 물론, 정밀 진단 도구 설계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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