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못 뽑는 줄 알았더니” 인형뽑기방 조작 의혹에 늘어나는 민원
파이낸셜뉴스
2025.09.19 11:26
수정 : 2025.09.19 11: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국적으로 유행 중인 이른바 ‘인형뽑기방’과 관련해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인형뽑기 기계의 집게 힘이 약하게 조정돼있거나 확률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자,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가성비’ 놀이문화 따라 확산하는 인형뽑기방
눈여겨 볼 부분은 일반적인 ‘오락실’이 코로나19 이후 사양세에 접어든 반면, 새로 늘어난 업소 대부분이 인형뽑기방이라는 점이다.
게임위는 인형뽑기 기계 내 카드 결제 기능 도입과 무인 운영을 통한 저비용 창업 가능성, 그리고 경기침체 속 '가성비' 놀이문화 확산에 따라 인형뽑기방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인형뽑기방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문제도 증가하고 있다. 일부 인형뽑기방의 경우 경품기준을 위반하는 고가 경품을 제공해 과몰입을 유발하고, 참가자가 인형을 따낼 수 없도록 집게발이나 배출구를 사전에 심의받은 것과 다르게 임의로 개조하거나 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2건→올해 24건…인형뽑기 관련 민원 꾸준히 증가
현행 게임산업법에 따르면 인형뽑기 기계는 아케이드 게임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국내에 합법적으로 유통하려면 기기 제원, 게임 방법 등이 담긴 설명서와 사후관리 문답서를 제출하고 게임위의 등급분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내에 유통된 인형뽑기 기계 대부분은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한 기회와 조건을 부여하며, 우연성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해 게임위 등급분류를 통과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인형뽑기 기계의 집게 힘이 지나치게 약하게 조정돼있거나 일정 횟수만큼 돈을 투입해야 강해지는 등 확률이 조작돼있다는 의혹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인형뽑기 관련 민원 건수는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가장 많은 민원을 기록했던 2022년(42건) 이후, 2023년(12건)과 2024년(21건), 그리고 올해 8월(24건)까지 민원이 연일 늘어나고 있다.
이에 게임위는 "출입·조사 위탁업무 수행시 제공 경품의 종류와 지급기준, 제공 방법 등 확인 절차를 강화하겠다"며 "지자체와 경찰 단속 및 점검 요청시 적극 지원하겠다"고 의원실에 밝혔다.
진종오 의원은 "인형뽑기는 겉보기에 단순한 오락처럼 보이지만 무작위성과 확률 조작 등 사행성 요소가 숨어 있어 청소년들이 쉽게 노출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게임위는 사행성 평가, 확률 조작 실태조사, 해외 규제 현황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청소년 보호 차원에서 인형뽑기 기계의 조작 여부, 확률 운영 실태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