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車보험료 오르나… 정비비 상승·과잉진료 여파

파이낸셜뉴스       2025.09.22 18:28   수정 : 2025.09.22 18:28기사원문
올해 손보사 누적 손해율 84.4%
보험료 3% 인상 땐 평균 2만원↑
보험금 지급 59% ‘한방병원 진료’
경상치료비는 일반병의원의 4배
업계 "부정수급 개선책 마련해야"

5년 만에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에 육박하는 등 올해 내내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때문이다. 내년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금융당국 등 범정부적으로 자동차보험의 합리적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상승세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4개 대형 손보사의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동월 대비 2.6%p 상승한 86.7%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손해율 역시 전년동기 대비 4.0%p 급등한 84.4%로 나타났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선으로 보고 있는데 올해 손해율은 이를 지속적으로 상회한 셈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변동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문제는 예상치를 벗어나서 크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4년간 자동차보험료는 최고 7.3% 인하됐다. 하지만 건강보험 급여수가는 올해 1.96%와 정비공임은 2.7% 높아졌다.

일부 한방병원의 과잉 진료 역시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금의 한방병원 진료비 비중은 59.2%였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방병원의 경상 치료비는 일반 병의원보다 약 4배 많았다.

여기에 계절적 요소도 더해지면서 향후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7~8월 여름휴가철은 끝났지만 이달부터 본격적인 행락철이 시작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태풍과 한파, 폭설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하반기에 더욱 증가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짚었다.

실제로 2022~2024년 시장점유율 상위 4개 손보사의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월보다 평균 2.6%p 높았다. 앞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면 더 높아졌지 내려갈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자동차 보험료 69만원 부담하는 가입자 추가 보험료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면 가입자의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 손보업계는 지난 2021년 이후 5년 만에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 사업비 축소 등에 따른 손실을 감내하더라도 내년 3% 안팎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추산도 나온다. 현재와 같은 손해율이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용자동차보험 평균보험료는 69만2000원이었다. 내년에 자동차보험료가 평균 3% 인상된다고 가정할 경우 가입자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보험료는 2만원이 훌쩍 넘을 전망이다.

손보업계는 국토부가 지난 6월 입법예고 작업을 시작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책에는 자동차사고 경상자의 보험금 부정수급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경상자의 8주 이상 장기치료에 대한 향후치료비 지급을 강력히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부 병·의원 등이 반대하면서 입법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부 의료기관 등의 과잉의료로 인한 자동차보험금 누수로 자동차보험 위험률이 상승하면서 적정 손해율 관리에 실패할 경우 전체가입자의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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