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과 성인기 건강 문제의 연결고리
파이낸셜뉴스
2025.09.28 07:00
수정 : 2025.09.28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성조숙증은 단순히 '아이의 성장이 빠르다'는 현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여아 만 8세 이전, 남아 만 9세 이전에 사춘기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를 성조숙증이라고 하는데, 우리 사회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성장 문제 중 하나이다. 특히 염려가 되는 부분은 성조숙증이 단순 현재의 발달뿐 아니라 성인기 건강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성조숙증은 최종 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래보다 빠른 성호르몬 분비는 일시적으로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지만, 성장판을 조기에 닫히게 만들어 성인 키가 기대보다 작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어릴 때는 크지만 성인이 되면 작아진다'는 사례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정서적, 심리적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또래보다 신체 발달이 빠른 아이들은 불안, 우울, 자존감 저하를 겪기 쉽고,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정서적 취약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조기 사춘기를 경험한 아동에서 청소년기 위험 행동(흡연, 음주, 이른 성적 활동)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 결국 성조숙증은 아이의 현재뿐 아니라 성인기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그렇다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첫째,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가슴 발달, 키 급성장, 체모 발달, 체취 변화 등 초기 징후가 보이면 성조숙증 클리닉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둘째, 생활 습관 관리다.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은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고 성조숙증 위험을 낮추는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경우 사춘기 지연 치료를 통해 사춘기 진행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성조숙증은 단순히 아이의 성장 문제를 넘어 성인기의 건강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다. 지금 부모의 관심과 조기 관리가 아이의 미래를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성장기 관리의 관점은 '현재 키'도 중요하지만 '미래 건강'까지 확장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이키한의원 청량리역점 강보혜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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