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 코인, 외면하면 통화 종속···도입에 속도 내야”

파이낸셜뉴스       2025.09.23 17:48   수정 : 2025.09.23 18:32기사원문
2025 IMPACT 프라이빗 스테이블 서밋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표

[파이낸셜뉴스] 원화 스테이블 코인 개발과 관련 제도 도입을 더 이상 망설여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만일 해외에서 원화에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선점하게 되면 통화주권을 사실상 빼앗기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5(KBW2025)’ 기간 중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애스톤하우스에서 열린 ‘IMPACT 프라이빗 스테이블 서밋’에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다가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자 국가경제의 필수 요소”라며 이 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민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우리가 회피하고 눈감는 사이 해외에서 발행된다면 (해당 스테이블 코인이)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곧 원화의 가치가 해외에서 결정되고, 통화량이 적어져 타국 통화에 종속되는 통화주권 약화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이어 “이미 동남아시아 등에선 원화가 높은 신뢰를 토대로 통용되고 있는 만큼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향한 잠재 수요는 충분하다”며 “이 같은 현실을 외면하면 타국 금융정책이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무역중심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선 그 필요성이 더욱 높다는 게 민 의원 판단이다. 그는 “가령 국내 기업이 동남아 바이어와 거래하려면 원화를 달러로, 다시 현지 통화로 환전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비용뿐 아니라 (거래 종료까지의) 시간도 지연된다”며 “하지만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하면 몇 분, 몇 초면 이 과정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민 의원은 중소기업이나 개인 콘텐츠 수출업체들이 즉시 대금을 정산 받고, 이 자금을 재빨리 재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도 봤다. 이는 다시 원화 사용 범위를 넓히고 국제 통화로서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

민 의원은 이 같은 전망이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닐 뿐 아니라 당장 추진해야 하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한국은 전 세계 디지털자산 거래량 2위에 올라있다.

민 의원은 “한국은 비록 실제 영토는 작지만 디지털영토 기준으론 G2가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정부·국회와 기업·현장(단체)이라는 2개의 다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민 의원은 이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도 도입할 시점이라고도 주장했다. 현재 국내에선 상장이 허용돼있지 않다.
민 의원은 “국내 자본시장을 끌어올릴 핵심 인프라인 만큼 빠른 시행과 보완이 필요하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ETF라는 틀 안에서 안정하게 거래하고, 기관들 참여가 많아지면 가격 변동성도 완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민 의원은 디지털자산 기본법, 현물 디지털자산 ETF 및 토큰증권 발행(STO) 관련 각각의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그는 “디지털자산을 기초자산과 신탁재산 범위에 포함시키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디지털자산 현물 ETF와 같은 혁신적 금융상품 출시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투자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수탁, 리스크 관리 등 연관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 건강한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라고 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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