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전담 차관 신설에 부쳐
파이낸셜뉴스
2025.09.23 19:16
수정 : 2025.09.23 19:56기사원문
최초 설립 논의는 19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의 김대중 의원이 주도했다. 이후 정부나 정당은 중소기업청 설립을 여러 차례 만지작거렸다. 번번이 무산됐다. 중소기업 정책은 기본적으로 돈이 든다. 산업화 기간 중화학공업과 대기업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다. 중소기업까지 돌볼 여력이 없었다.
2017년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업 성장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한다. 그러나 기업 환경이 빠르게 변했다. 급작스레 코로나19가 몰아닥쳤고, 저성장의 골이 깊어졌다. 게다가 양극화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 커졌다. 그러다 보니 소상공인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렸다. 덕분에 중소벤처기업부는 18번째 출범한 장관급 부처인데 예산 규모(2026년 정부 예산안 기준)만 놓고 보면 10위 안에 거뜬히 든다.
무엇을 어떻게 할지 지혜가 필요하다. 근데 차관 임명에 대한 소문부터 떠돈다. 정치권이라는 둥, 현장 전문가라는 둥. 게다가 신용보증기금을 이관하라는 볼멘소리마저 들린다. 차관이 임명되기도 전이다. 할 일을 찾지 못하고, 정치권과 이익단체에 휘둘리면 안 된다. 그러면 나랏돈을 전달하고, 민원을 처리하는 뒤치다꺼리만 하다 만다.
그동안 우리는 소상공인에게 관심만 많았다. 번듯한 정책은 없었다. 2023년 소기업 숫자가 줄었다. 소상공인에서 소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현실과 현장에만 집중한 탓이다. 그래서 예산이 늘었고, 그걸 전달하는 게 주된 업무가 됐다. 손실보상금, 재난지원금, 온누리상품권, 지역사랑화폐 등등 나랏돈이 들어갔지만, 효과 한번 따지지 않았다. 그리고 정작 소상공인의 성장에 대해선 소홀했다. 소상공인의 디지털화는 키오스크 설치로 대신했다. 골목상권은 그대로인데 상권 기획자는 넘쳐난다. 상권 정보는 가득한데 무분별한 창업은 그대로다. 인공지능(AI)으로 무엇을 할지도 궁금하다.
정책은 항상 딜레마에 빠진다. 물고기를 줄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칠지. 정책 수요자는 물고기를 원하고, 정책 공급자는 잡는 법을 가르치려 한다. 소상공인은 대부분 생계형이라 물고기를 원한다. 저성장이 깊은 요즘이라 더 그렇다. 그럼에도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 전담 차관은 물고기 잡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 소상공인의 역량을 어떻게 높이고, 어떻게 성장시킬지 구체적인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예산 투입의 문제는 결코 아니다. 소상공인 중 10%만 생계형에서 성장형으로 바뀌어도 경제는 팽팽 돌아간다. 이걸 해낸다면 중소벤처기업부는 경제부처의 중심이 될 것이다.
오동윤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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