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나무처럼…'나무인간 증후군' 뭐길래

파이낸셜뉴스       2025.09.24 06:26   수정 : 2025.09.24 13: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피부가 마치 나무 껍질처럼 변하는 희귀질환이 있다. 이른바 '나무인간 증후군(Tree Man Syndrome)'으로 불리는 사마귀양 표피이형성증이다.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 사례만이 보고된 이 질환은 겉모습에서 오는 고통과 함께, 신체적·정신적 고통까지 동반한다.

나무 껍질 같은 돌출물이 온몸을 덮어


해당 질환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대한 면역 체계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다. 피부에 사마귀와 유사한 병변이 생기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무 껍질 같은 돌출물이 온몸을 덮는다. 수술로 병변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재발률이 높아 환자들은 반복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미국 미시간주의 성형외과 전문의 앤서니 윤 박사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을 통해 "이 질환은 부모로부터 유전되는 경우가 많으며, 보통 20대에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는 면역력이 약해 다른 질환에도 쉽게 노출되고,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 병변이 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출할 때마다 손 가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출신의 마흐무드 탈룰리(44)는 이 질환으로 10년 넘게 손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전신에 퍼진 수천 개의 병변 때문에 만성 통증에 시달렸고 외출할 때마다 손을 가려야 했다.

이런 가운데 2019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하다사 대학병원 의료진은 그의 손에 생긴 병변을 제거하고 피부를 이식하는 수술을 실시했다. 그는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술이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아이들과 놀 수 있게 됐다"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방글라데시의 소녀 묵타모니는 어린 나이에 진단을 받았다. 오른쪽 가슴과 팔이 갈색 병변으로 뒤덮이며 나무껍질처럼 굳었다. 오른손은 기생충 감염까지 겹쳐 심하게 구부러져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하지만 반대쪽 가슴은 비교적 정상적인 모습으로 남아 의학적으로도 특이한 경우로 전해졌다.

면역 체계의 결함으로 발생


해당 질환은 보통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유전적 요인과 면역 체계의 결함으로 발생한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대한 취약성이 커지면서 사마귀 같은 병변이 전신에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수술을 통해 병변을 제거할 수 있지만 재발률이 높아 환자들은 반복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부 환자는 병변이 암으로 발전할 위험도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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