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에 표정 숨긴 김건희…“혐의 전면 부인”

파이낸셜뉴스       2025.09.24 16:27   수정 : 2025.09.24 16:41기사원문
헌정 사상 첫 전직 영부인 법정…촬영 허가로 모습 공개
직업 묻자 “무직입니다”…재판 도중 고개 숙여 인사



[파이낸셜뉴스] 전직 영부인으로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법정에 선 모습이 공개됐다. 김 여사는 약 40분간 진행된 첫 재판에서 마스크에 표정을 감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2시 10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여사의 첫 공판을 열었다.

앞서 재판부가 언론의 법정 촬영 신청을 허가하면서, 김 여사가 구속 피고인 통로를 통해 입정하고 피고인석에 앉는 장면이 사진과 영상으로 담겼다. 재판부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면서도 무죄추정 원칙을 해하지 않는 최소한도 범위 내에서 법정 촬영을 허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여사는 호송차를 타고 법원에 도착해 남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재킷 왼쪽 깃에는 수용번호 ‘4398’ 배지를 달았고, 검정 뿔테 안경에 흰 마스크를 착용한 채 머리를 하나로 모아 묶은 모습이었다.

인정신문에서 김 여사는 “1972년 9월 2일생”이라고 답했고, 직업을 묻는 질문에는 “무직입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희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후 김 여사는 변호인과 작은 대화를 나누는 경우를 제외하곤 별다른 발언을 하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재판부의 말을 주의 깊게 듣거나 서류를 읽는 모습만 포착됐다. 재판 내내 커다란 마스크와 안경으로 얼굴이 가려져 표정을 볼 수 없었다. 재판 시작 무렵엔 방청석을 향해, 재판을 마칠 땐 재판장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날 재판은 특검 측 공소사실 요지 진술과 피고인 측의 공소사실 인부를 밝히는 순으로 진행됐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은 김 여사의 혐의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한 통일교 측 청탁 및 금품수수(특가법상 알선수재) 등 세 가지로 제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전주(錢主)로 참여해 8억여원의 이득을 취했고, 2022년 대선 당시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수십 차례 제공받으며 보궐선거 공천 과정에도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해 건진법사 전씨를 통해 통일교 인사로부터 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000만원 상당 금품을 받은 혐의도 적용했다.

김 여사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이미 지난 정권에서 두 차례 철저한 수사를 거쳐 혐의 없음이 결정됐다”며 “지난 10년 동안 피고인이 투자한 특정 시기만 추출해서 주가조작이라 주장하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명씨가 개인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피고인이 카카오톡으로 몇 차례 받아본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고, 금품수수 의혹 역시 “샤넬가방 등 물건을 전달 받은 사실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추석 연휴 뒤부터 주 2회씩 재판을 진행해 심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단 재판부는 오는 26일 오후 3시에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구체적인 심리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수사 기간을 한 달 연장해 내달 29일까지 계속하기로 했다. 박상진 특별검사보는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수사에서 추가 조사 및 증거 수집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구속 수감 중인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각각 소환해 조사했다. 한 총재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지원하는 대가로 교단 현안을 청탁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권 의원은 이러한 청탁의 대가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내란·외환 특검팀(조은석 특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공판기일 및 보석 심문 중계 허용을 신청했다. 국민들의 알 권리를 고려했다는 게 박지영 내란특검보 설명이다. 1차 공판은 오는 26일 열린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서민지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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