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세 최고령자 장수 비결 밝혀졌다, 대체 뭐길래
파이낸셜뉴스
2025.09.26 06:47
수정 : 2025.09.26 06: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17세 168일 나이로 세상을 떠난 세계 최고령 여성의 장수 비결이 유전적 요인과 건강한 생활 습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스페인 호세프 카레라스 백혈병 연구소와 바르셀로나대 연구진은 스페인 여성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의 유전자와 생활방식을 연구했다.
그는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 스페인 독감,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으며, 113세에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하기도 했다.
2023년부터 별세할 때까지 세계 최고령자로 이름을 올렸다.
브라냐스의 아들은 52세에 사망했지만, 두 딸은 현재 각각 92, 94세다. 다른 가족과 친척들은 알츠하이머, 암, 결핵, 신장질환, 심장질환 등 많은 사람이 앓는 질환으로 사망했다.
그는 생전 의사들에게 본인을 잘 연구해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당부했고, 이에 연구진은 사망 1년 전 채취해둔 브라냐스의 혈액과 타액, 소변, 대변 등 샘플을 활용해 유전체와 전사체, 대사체, 단백질체, 미생물군 등 생물학적 프로필을 작성하고 분석했다.
분석 결과 브라냐스에게 노화의 징후가 뚜렷하게 관찰됐다.
연구진은 "브라냐스가 염색체 말단소립(텔로미어) 소모, 비정상적인 B세포 집단, 백혈병이나 염증성 질환 위험을 높이는 클론성 조혈증 등 노화의 징후를 분명하게 보였다"면서도 "브라냐스의 말단소립은 유난히 짧아 세포 분열의 양을 제한해 암을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DNA 결과에서는 심장·뇌 세포를 질병과 치매로부터 보호하는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으며, 몸 전체에 염증 수치가 낮아 암과 당뇨 위험을 낮췄고 콜레스테롤과 지방 대사도 원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을 이끈 마넬 에스테예르 박사는 "브라냐스의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최소 10∼15세는 젊었다"고 말했다.
NYT는 "브라냐스 장수를 예측할 수 있는 변이를 가진, 유전적으로 복권 당첨자였다"고 전했다.
유전자뿐 아니라 브라냐스의 건강한 생활 방식도 장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브라냐스는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았으며, 과체중도 아니었다.
그는 하루에 요구르트를 3개씩 먹었는데, 그의 신체 내 미생물군에는 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움이 많았다.
브라냐스는 지난 2001년 이후로는 혼자 살았지만 가족과 같은 마을에 살았고 늘 친구들과 교류했다. 그는 5년 전까지는 피아노도 쳤다.
에스테예르 박사는 "고령자 건강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브라냐스의 부모는 아주 좋은 유전자를 물려줬지만 우리가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저널 '셀 리포츠 메디신'에서 확인할 수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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