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대란...초유의 '정부 전산망' 먹통, 복구시점 불투명

파이낸셜뉴스       2025.09.27 14:59   수정 : 2025.09.27 17: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국가 전산망이 멈춰서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화재를 완전 진압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마비된 전산망의 완전 복구 시점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27일 정부 및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외에도 이와 연계된 정부 시스템도 잇따라 마비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전산실 내 '무정전 전원장치 배터리(UPS)'를 작업자가 지하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불꽃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UPS는 전산 시스템에 단절 없이 전기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장치로 알려져 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화재의 영향으로 항온항습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서버의 급격한 가열이 우려됐고, 정보시스템을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동을 중단시켰다"고 설명했다.

대전 본원과 분원 개념인 광주·대구센터를 둔 국정자원에는 정부 업무서비스를 기준으로 모두 1600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이 있다. 이 가운데 가동이 중단된 시스템 647개는 대전 본원에 있다. 전체 국가 정보시스템의 3분의 1 이상이 마비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번 사태는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우체국 전산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우체국 택배와 금융 서비스 이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 전산망 마비로 버스·철도 승차권의 다자녀·국가유공자·장애인 할인 인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실물 신분증과 서류를 지참해 달라”며 “우체국 체크카드 외 다른 결제수단을 이용해 달라”고 공지했다.

또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 '일사편리'에도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토지·임야대장, 공유지연명부, 대지권 등록부, 지적·임야도, 경계점좌표등록부, 부동산종합증명서 등 민원서류 8종의 온라인 발급·열람 서비스가 중단된 상황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정자원 화재로 '나이스(NEIS)' 등 교육 시스템 접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종합포털 '복지로' 사이트도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국 화장시설을 검색해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사이트인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도 먹통이다. 국가재정정보시스템(디브레인)과 국가통계포털(KOSIS) 등 주요 경제부처의 전산망도 먹통이 됐다.



이 외에도 정부 관련 각종 서비스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외 서비스 뿐 아니라 정부 내부 업무 전산망인 '온나라시스템'까지 마비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언제 완벽히 복구될 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전산망 장애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위기상황본부를 가동한 데 이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대응 기구를 격상했다. 하지만 국가 전산망 심장부가 정상 가동할 때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일단 복구 작업에 착수하는 대로 국민 파급효과가 큰 1∼2등급 정보시스템부터 우선 복구를 시도할 방침이다. 국가 정보시스템은 이용자 수나 파급 효과 등을 따라 1∼4등급으로 분류된다. 한편 정부 부처들은 24시간 비상근무 체계로 돌입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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