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얼마나 많은 빵을 버렸나"…美 스타벅스, 직원 줄이면서 식재료는 과잉
파이낸셜뉴스
2025.09.29 14:26
수정 : 2025.09.29 15:26기사원문
스타벅스 직원들, 대형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바닥에 둔 식재료 SNS에 공개
[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커피 기업인 스타벅스가 매출 부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최근 과잉 주문하고 남은 식재료를 폐기 처분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평소 환경 실천에 앞장서 온 기업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 행보라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의 환경 매체인 더쿨다운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스타벅스 매장 직원이 카페의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벌어진 참혹한 현장을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레딧에 사진과 함께 고발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바닥에 놓인 대형 봉투 안에 포장을 뜯지도 않은 빵 등 음식물들이 담겨 있다.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린 A씨는 "어젯밤- 얼마나 예방할 수 있었던 낭비였는지. :("라며 슬픈 표정을 의미하는 이모티콘을 붙였다.
더쿨다운은 대형 체인점부터 소규모 매장까지 음식을 판매하는 모든 곳에서는 식료품 낭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전제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가 수년간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천하겠다며 공공연하게 밝혀 온 만큼 식재료를 과도하게 주문해 음식물 쓰레기를 만드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글 작성자는 댓글을 통해 사진에 대해 상세한 설명도 했다.
그는 "기부 가능한 남은 음식이다. 하지만 남은 음식은 바닥에 있는 쓰레기 봉지에 담는 것 외에는 다른 곳에 둘 곳이 없었다"며 "왜냐하면 엄청난 양의 과잉 주문으로 냉장고에 보관할 공간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버려질 음식은 100명 정도 먹을 만한 양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은 음식을 기부의 형태로 활용하는 방법도 고민했다.
글 작성자는 "제가 출석하는 교회만 해도 큰 규모의 푸드뱅크를 운영 중인데 이 음식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매장 매니저가 가져가서 나눠줄 수 없다고 했다"고 쉬움을 토로했다.
글 작성자의 댓글을 본 사람들은 "말도 안 된다", "너무 낭비" 등 매장 매니저의 대처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더쿨다운은 스타벅스의 이중적인 모습을 꼬집었다. 더쿨다운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그 동안 기아 구제에 헌신해 왔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다양한 노력을 했다. 스타벅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음식나눔 프로그램을 통해 최소 1억 1100만 끼의 식사를 기부했고 그 덕에 1억 3300만 파운드의 음식물 쓰레기 발생을 막았다. 이런 활동이 확산될 수 있도록 기아 구제 단체와 협업하기도 했다.
그러나 글 작성자 외에도 스타벅스 직원들은 회사가 주장하는 기아 해결을 위한 노력을 현장에서 경험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남은 음식을 지역 NGO와 나눌 수 있도록 고민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대변인은 "직원들이 기부 등과 관련된 의견을 제시하면 관련된 문제를 추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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