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붕괴까지 위협하는 AI 거품

파이낸셜뉴스       2025.09.29 18:10   수정 : 2025.09.29 18:10기사원문

올해 들어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 규모가 뚜렷하게 급증하고 있다. 사람의 지능보다도 우수한 AI인 인공초지능(ASI) 개발에 초점을 맞추면서 메타를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들의 AI 투자는 올해에만 벌써 1550억달러(약 219조원)를 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현재까지 미국 내 AI 투자 규모가 소비를 앞지르며 경제성장까지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이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50% 이상 커진 것에는 일부 소수의 IT 기업과 AI가 추진하는 경제혁명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기여했다. 독일은행 도이체방크는 현재 AI 투자가 미국을 경기침체로부터 막아주고 있다는 분석까지 하고 있다.

ASI 개발을 위한 경쟁이 가열되면서 인재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올해 28세인 알렉산더 왕이다. ASI 개발팀을 구성한 메타는 지난 6월 왕이 공동창업한 데이터 레이블 스타트업 스케일AI 지분을 140억달러(약 20조원)에 사들이고 그를 최고 AI 책임자로 영입했다.

왕은 매사추세츠공대(MIT) 1학년을 마치고 중퇴해 데이터 레이블 스타트업 스케일AI를 공동 창업했다. 왕은 세계에서 가장 젊은 억만장자 중 한 명으로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그의 현 보유자산을 약 32억달러(약 4조5032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왕은 이달 초 미국 백악관 IT기업 총수 만찬에 빌 게이츠와 팀 쿡, 샘 올트먼 같은 거물들과 함께 초청됐다.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앤스로픽과 구글 딥마인드, 애플, 오픈AI의 AI 전문가들을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끌어들이는 것에 올트먼 오픈AI CEO는 "얼마나 많은 직원들을 영입하려 시도했는지 셀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올트먼과 저커버그는 AI의 급격한 발전과 투자로 인한 거품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을 추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올트먼 CEO는 무분별한 AI에 대한 투자로 기업의 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지는 것은 위험하다며 AI 거품이 발생할 조짐을 경고했다.

저커버그도 최근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 AI 거품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금융시장에도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저커버그는 지난 2000년 닷컴 거품 붕괴로 인한 증시 추락 같은 사례들을 언급했다.

거품 붕괴의 충격은 크다. 닷컴 거품 붕괴 당시 투자자들은 IT 스타트업에 대한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기대를 걸며 큰 투자를 했으며 성과가 크지 않으면서 총시총이 5조달러 이상 증발했다. 현재 AI 인프라 투자 규모는 닷컴 거품 붕괴 이전의 통신과 인터넷 인프라 투자를 합친 것을 이미 앞지르고 있다.

경고에도 불구하고 저커버그 CEO는 AI 거품이 꺼짐으로 인한 손실보다 AI의 잠재력과 기회를 놓치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는 2028년까지 미국 내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에 최소 6000억달러(약 844조원)를 투자해 ASI를 선점할 계획이다. 저커버그는 ASI가 앞으로 5년 안에 신제품 개발과 혁신, 가치 창출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에 일부 투자자들은 AI 산업이 과열되면서 닷컴 거품 붕괴 같은 것이 재현될까 봐 우려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최근 연구 노트는 현재의 AI 붐이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AI 거품이 꺼질 경우 미국 경제까지 붕괴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거품이 꺼질 경우 어떠한 결과가 나타날지, 또 어느 기업이 승자와 패자가 될지를 진지하게 판단할 때가 온 것 같다.

jjyoo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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