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 고도화·직접 소화제 분사… 배터리업계 "첨단기술로 화재예방장치 마련"
파이낸셜뉴스
2025.09.29 18:27
수정 : 2025.09.29 18:27기사원문
노후 배터리·관리 부실 무게에도
업계, 배터리 화재 불안 해소 관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대안 부상
기술·가격 안정화까지 시간 필요
근본적인 방안으로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거론된다. 기존의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전성을 크게 높여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다만 실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쓰이기에는 기술 및 가격 안정화까지 현실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리튬이온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UPS는 ESS의 일종으로 전지가 내장돼 전력이 끊기거나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중요 설비 등에 끊김 없이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과충전을 막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나 열폭주 방지 장치 등이 일찍이 적용됐고 UPS는 자동차 배터리와는 구조적으로 달라 과충전으로 불이 났다는 것은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라면서도 "배터리의 보증기간이 화재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민간이라면 몰라도 중요 기관에서 보증기간이 끝난 제품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체들이 발 빠르게 화재예방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 배터리의 성능이나 가격뿐 아니라 '안전성'이 공급처 확대의 핵심조건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배터리 업체들은 첨단 기술 등을 통한 다양한 화재 예방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고도화된 BMS를 핵심 안전 기술로 내세우고 있다. BMS는 배터리의 전압, 전류, 온도를 실시간으로 감시해 과충전, 과방전, 과열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최근엔 클라우드 시스템,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배터리셀마다 전압, 전류, 온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정밀 분석하고 미세한 이상징후까지 포착한다. 이번 화재 사고가 발생한 배터리에도 BMS가 들어갔지만, 최근의 제품에는 더욱 고도화된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SK온은 BMS뿐 아니라 ESS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화재 발생 시 인근 셀이나 모듈에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열 차단막, 냉각 플레이트 등 열확산 방지 솔루션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터리 내부의 가스를 환기하고,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외부로 배출하는 패널을 설치하는 등 폭발 방지 솔루션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SDI는 모듈 내장형 직분사(EDI) 기술을 도입, ESS의 배터리셀에서 열이 발생할 경우 소화제를 ESS 배터리 모듈 내부와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분사하고 모듈 내에 소화약제가 쌓이게 해 전체적인 온도를 낮춤으로써 인접 배터리셀로 열이 전파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UPS용 제품에도 소화 캡슐을 각 모듈 내 적용하고, 셀 사이에 단열재를 넣어 온도 상승 방지 및 초기 진압 가능성을 높였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BMS나 열방지 기술은 화재를 막는 데 분명 효과적인 대안이지만, 배터리 자체뿐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분리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별도의 화재 방지 대책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리튬이온 배터리는 늘 화재 위험성에 직면해 있는 만큼, 소화기처럼 특정 기간이 지나면 교체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one1@fnnews.com 정원일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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