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충격에 부산 제조업 체감경기 '빨간불'...최근 20분기 중 최저
파이낸셜뉴스
2025.09.30 10:30
수정 : 2025.09.30 10: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미 관세협상 진통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와 더불어 고환율, 내수부진 등으로 부산지역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다시 얼어붙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30일 지역 제조업 25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조사’에서 4분기 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64로 전분기(81) 대비 17p 급락했다고 밝혔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기준치 100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이번 하락은 최근 20분기 중 가장 낮은 수치로,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협상 영향과 함께 국내 소비 둔화, 지역 건설경기 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영부문별로는 자금사정이 68로 전분기 대비 8p 하락한 가운데 매출(69), 영업이익(66)도 각각 6p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 모두 기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전분기 기준치 이상을 기록했던 조선기자재(117→60), 화학·고무(100→65)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구인난 등을 이유로 크게 하락했다.
전기·전자(56), 1차금속(60), 자동차·부품(77) 등도 관세 대응을 위한 상반기 조기납품의 기저효과, 고율 관세에 따른 매출 및 영업이익의 동반 하락으로 인해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초 목표대비 매출 전망은 조사기업의 73.7%가 올해 '매출목표에 미달'할 것이라고 응답해 목표 달성(21.6%), 목표 초과달성(4.6%) 등 긍정 응답과 큰 차이를 보였다. 매출목표 부진 이유로는 내수시장 침체(58.7%), 시장 경쟁상황 심화(21.6%), 수출시장 경기 둔화(16.2%), 생산차질(2.7%) 등을 꼽았다.
올해 영업이익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손익분기점 수준(57.5%)과 적자기업(37.9%)을 합하면 전체의 95.4%가 이익을 내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악화 원인은 원자재가 상승(57.1%), 인건비 상승(30.1%), 관세 증가(9.7%) 등의 순이었다.
새정부 출범 후 무역환경 불확실성에 대한 질문에는 ‘변화 없음’이 92.7%, 불확실성 해소는 1.2% 응답에 그쳤다. 이는 대미수출 관세 불확실성이 새정부 출범과 함께 안정화 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 환율이 다시 급등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새정부 출범 이후 법·제도 부담과 관련해서도 '변화 없음'이 79.5%로 가장 많았으며, '부담이 가중' 됐다는 응답도 19.7%에 달했다. 부담이 경감됐다는 응답은 0.8%에 불과했다. 새정부 출범 후 노란봉투법, 상법개정 등 기업규제 강화 여파로 인력 및 자금 여력이 제한적인 중소기업이 제도변화에 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상의는 분석했다.
부산상의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대미 수출관세의 파급 효과로 인해 지역기업이 느끼는 충격이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정부의 내수 회복과 통상 리스크 완화 지원 등 기업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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