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글로벌 최초' 가상자산 사업하는 플랫폼 되나

파이낸셜뉴스       2025.09.30 17:13   수정 : 2025.09.30 17:27기사원문
이르면 연내 포괄적 주식 교환 통한 합병
스테이블 코인 사업 유력
글로벌 최초 플랫폼·가상자산 사업 병행
AI 사업 드라이브 거는 이해진
금융·코인 데이터 확보로 시너지



[파이낸셜뉴스] 네이버가 두나무를 품는 합병 작업을 추진중인 가운데 업계에선 네이버가 양사 시너지 효과를 기반으로 '스테이블 코인' 사업의 강자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플랫폼 기업 중 아직 가상자산 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없는 상황으로, 네이버가 두나무와 함께 '날개'를 달고 글로벌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네이버페이와 '기와체인' 연계할까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와 네이버 금융 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르면 연내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합병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서로 주식을 맞바꿔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가 되는 방식으로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시장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 가치를 약 5조원, 두나무의 기업 가치를 약 15조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사 몸값을 기반으로 1 대 3 비율을 적용하면 두나무 주주들이 주식 한 주당 네이버파이낸셜 주식을 약 3주 받게 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합병 후 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네이버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과한 추측이라는 의견도 많다.

양사가 합병을 통해 네이버 파이낸셜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두나무가 상장·유통, 이를 네이버페이 결제망뿐 아니라 두나무 블록체인 인프라 '기와체인'과 연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쇼핑 플랫폼을 갖춘 네이버가 실물경제 활용처를 확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먼저 선점하게 되면 스테이블코인을 담보로 예치금 운용수익을 올리거나 대출 서비스를 내놓는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이해진 리더십' 글로벌로...AI 사업에 금융 데이터 확보

국내 1위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국내 최대 규모·글로벌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의 협업한다면 네이버가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테이블코인 사업 뿐만 아니라 비상장 주식 거래 등 네이버와 두나무는 실제로 많은 협업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글로벌 플랫폼 기업 중 가상자산 사업을 병행하는 곳은 없는 상황으로, 두 회사의 협업이 앞으로 IT·금융 업계 양쪽에 전방위적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만약 합병 법인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고 시장의 이목을 끌게 된다면 글로벌에 미치는 파급력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사의 합병 과정에서 법안 제재와 기존 금융권의 견제 같은 리스크가 거론된다. 금산분리에 있어서 네이버와 두나무 모두 은행이나 보험사 같은 전통적인 금융사는 아니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융과 가상자산을 분리하는 '금가분리' 원칙 적용 여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네이버의 이 같은 결단은 지난 3월 이사회로 전격 복귀한 이해진 의장의 리더십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장 취임 후 '온서비스 AI'를 기조로 전 사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는 한편, 당장의 캐시카우가 될 수 있는 커머스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오픈AI나 구글 등 글로벌 공룡 빅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네이버는 이 의장 복귀 후 본격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리며 AI 사업에 전사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네이버가 두나무와 협력을 통해 금융 데이터를 얻게 되면 AI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네이버는 현재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네이버 파이낸셜의 사업 분야도 핀테크에 한정됐던 만큼 상대적으로 금융 데이터는 비중이 적다.
AI 사업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두나무와 협력을 통해 막대한 금융·코인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면 AI 사업에 든든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이 의장이 평소 사내에 글로벌 진출과 데이터 확보를 통한 사회 기여를 강조해 온 만큼 이번 합병은 네이버의 경쟁력과 강점을 계속 가져갈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협의된 것은 없다"며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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