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성장 정책의 성공 조건

파이낸셜뉴스       2025.09.30 18:10   수정 : 2025.09.30 18:29기사원문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여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균형성장 정책의 마스터플랜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30일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추진전략 설계도'를 의결하였다. 이번에 발표된 계획은 전국을 5개의 초광역 권역과 3개의 특별자치도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수도권에 버금가는 경제력과 생활 기반시설을 갖춘 메가시티를 지역별로 조성하기 위한 3대 분야 11대 전략과제와 144개 세부 추진과제를 담고 있다.

산업경제와 일자리 분야에서는 권역별 신성장 산업 육성, 기존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 지역 투자자본 조성 및 금융 지원체계 구축, 지역별 인재 양성과 활용, 산학연 협력 클러스터 조성이 주요 전략과제이다. 생활 인프라 분야에서는 행정수도 이전과 국토공간 재설계, 초광역 교통망 구축, 주거환경과 의료복지 서비스의 획기적인 개선, 농어촌의 소득향상과 청년창업 촉진이 핵심 과제로 설정되었다. 이러한 과제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행정과 재정 분야의 전략과제도 마련되었다. 광역자치단체 간 연합을 통해 구성되는 특별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강화하고, 지역 자율 예산을 확충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포괄보조금을 확대하고, 초광역 특별계정을 신설한다.

이번 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침체된 지방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국가 전체적으로 3% 이상의 경제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날로 쇠퇴해 가는 지방의 산업과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성공을 낙관할 수 없다. 2015년 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GRDP의 50%를 넘어선 이후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과 벤처기업이 인력난을 이유로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가운데, 지방에 있는 중화학 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의 균형성장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추세의 대전환이 필요한데, 그 키는 기업이 쥐고 있다. 기업이 지방에서 신산업 개척과 기존 산업의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과감하게 집행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지원정책이 함께해야 한다.

그렇다면 기업의 투자를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 수도권과 비교하여 지방에 투자하는 것이 기업으로서 크게 이익이 되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권역별 메가샌드박스 지정을 통해 기업이 가장 원하는 규제완화를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 전기료를 포함한 에너지 공급가격을 차등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우선 공급하여 RE100 달성이 쉽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연구개발 인력 등 인재를 지방에서 쉽게 채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요자인 기업이 지역대학의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주어 필요한 인력을 직접 양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방 산업체 근무자의 정주여건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지역에서 생활하는 근로자들의 소득세를 감면해 주고, 서울보다 나은 자녀 교육을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초중등학교도 설립해 주어야 한다. 해외인재 유치를 통해 부족한 전문 기술인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기존 산업단지의 일부를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등 외국인 인재의 정착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이병헌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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