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예측이 아니라 예상하라

파이낸셜뉴스       2025.10.01 18:10   수정 : 2025.10.01 18:10기사원문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이하여 첨단기술에 대한 놀라움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회사가 돈을 벌수록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대거 해고하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다. 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성패는 예측과 예상이라는 한 끗 차이에 달렸다. 예측(豫測)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과 법칙을 적용하여 결론을 추론하는 일이다. 암기(Memorizing)와 분석(Analyzing)과 계산(Data processing)하는 역량을 총동원하는 문제풀이 능력이다. 한국 학생은 입시 준비를 위해 정답 문제풀이를 백만번 연습하여 머리 쓰는 달인이 되어 사회에 진출한다.

하지만 이런 교육은 영문 앞글자를 따서 MAD 교육이다. 이런 능력으로 전교 1등 해도 AI 발끝도 따라가지 못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입시 만점 받은 개인 AI비서를 두루 부리고 사는 시대다. 그래서 입시위주 교육은 AI에 대체될 무직자를 대거 양성하고, 이미 입사한 직원은 해고될 처지에 놓인다.

인간 고유의 경쟁력은 예상(豫想)이다. 직감 또는 영감으로 앞을 상상해 보는 비전을 뜻한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머리를 넘어서 마음마저 동원하는 능력이다. 미래학자이자 경영컨설턴트인 롤프 옌센은 머리 쓰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에 마음 쓰는 하트스토밍(heartstorming)이 동반되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했다. 예측은 추세라는 타성과 관성에서 벗어나지 않는 안전하지만 안일한 행위이고, 예상은 주어진 궤도에서 노골적으로 벗어나는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행위다.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감(感)과 마음을 따르는 모험이며 상상하는 창의적 행위다. 돌발적 무모함이 아니라 변화를 이루어 내는 리더십이다. AI 시대에는 방안을 찾는 매니저는 해고될 신세고, 혜안을 지닌 리더만 살아남는다.

그럼 예상하는 리더십 역량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꼼짝하지 말고 앉아서 공부해"라는 말은 학생들의 감과 능동성을 죽이는 사(死)교육이다. 학생들이 폭넓게 체험하면서 실패에 위축되지 않고 힘차게 재도전하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고 조율할 때 감이 생기고 능동성이 발달된다. 예상의 뇌는 예측의 뇌와 다르다.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뇌는 무려 80%를 차지하는 대뇌의 일부인데 AI가 대처한다니 사람들은 두려워한다. 하지만 뇌의 위력은 부피가 아니라 뉴런의 수이며, 후자로 따지면 대뇌는 고작 10%에 불과하고 80%는 소뇌에 있다.

여태껏 하찮게 여겨왔던 소뇌가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공감, 윤리, 의식 등에 두루 관여한다고 속속 밝혀지고 있다.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이라고 유네스코가 지칭한 '미래 리터러시'의 핵심을 소뇌가 간뇌와 함께 관리한다. 대뇌만 혹사시켜 골병들게 하지 말고 교육의 초점을 소뇌와 간뇌로 옮겨야 하겠다.

드디어 한국에 그토록 기다려왔던 입시위주 MAD 교육의 종말이 시작되나 보다. 학생들이 생기발랄하게 성장할 AI 시대를 환영하자.

■약력 △68세 △미국 노스웨스턴대 기계공학 박사 △고려대학교 석좌교수(현) △HD행복연구소 공동소장(현) △국가인적자원위원회 위원 △미국 미시간공과대학 교수 △미국대학 옴부즈맨

조벽 고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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