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고이즈미 vs '여자 아베' 다카이치 결선 가나

파이낸셜뉴스       2025.10.04 08:30   수정 : 2025.10.04 10: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후임을 결정하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오늘(4일) 실시된다. 현지 언론 매체들은 5명의 후보 가운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상위 2명이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현재 국회의원 지지를 가장 많이 확보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44)이 앞서고 있으며 당원·당우표에서 강세를 보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64)이 뒤쫓고 있다.

하야시 요시히로 관방장관(64)도 일정 지지표를 얻고 있어 이들 3명 후보 가운데 상위 2명의 결선 투표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새 자민당 총재는 오는 15일 예정된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 총리직에 취임한다.

고이즈미·다카이치 결선 투표 갈까..의원 민심이 핵심 변수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이달 15일 임시국회를 소집해 총리 지명 선거를 실시할 방침이다.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이 소수 여당이지만, 야당이 단일 후보를 세울 가능성은 낮아 자민당 신임 총재가 총리로 선출될 전망이다.

총재 선거의 경우 이날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오후 1시부터 국회의원 투표가 실시된다. 투표가 끝나면 지난 3일 마감된 당원·당우표와 함께 즉각 개표가 실시된다. 최종 투표 결과는 이날 오후 3시 20분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표(양원 의장 제외) 295표와 비례 배분된 당원·당우 표 295표, 총 590표로 겨룬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이 결선투표로 진출한다. 결선은 295명의 국회의원 표와 47개 도도부현 연합 표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의원들의 움직임이 핵심 변수가 된다.

총재 선거 1차 투표는 국회의원 표와 같은 수의 표를 당원·당우에게 배분해 총 590표를 놓고 겨룬다. 결선투표에서는 국회의원이 다시 투표하고, 47개 도도부현 연합에도 각각 1표가 배분된다. 결선에 진출하지 못한 후보들의 표가 어느 쪽으로 이동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지난해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총 5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당시 당원·당우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은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1차 투표에서 1위를 했지만 결선에서 이시바 시게루 현 일본 총리에게 패배했다.

이번 총재 선거 역시 국회의원 지지가 많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 당원·당우 지지를 받고 있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하야시 관방장관도 국회의원 지지를 넓히고 있어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은 의원들이 남아 있는 만큼 판세는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아사히신문은 분석했다.

물가 상승 대책 의지 앞세운 후보들..비자금 문제는 '침묵'


지난 12일간 자민당 총재 선거전에서 5명의 후보는 최대 현안인 물가 상승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강조했지만 정치 불신을 심화시킨 비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아사히신문은 "'해체 수준'의 재출발을 내건 자민당이었지만 현실은 거리가 먼 선거전이었다"고 평가했다.

5명의 후보 모두 정률 감세 실시, 지방에 대한 한시적 교부금, 환급형 세액공제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경제정책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지난 여름 참의원 선거 패배 원인이 효과적인 물가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당내에 공유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민당이 소수 여당이라는 점에서 야당과의 협력 없이는 정책 집행이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반면 5명의 후보들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것은 비자금 문제였다.

기업·단체 후원금에 대해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금지보다는 공개를 강화해야 한다. 그 다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들도 “금지보다 공개”라는 점에서 유사한 입장을 취했다.

정치 불신의 원인으로 꼽히는 파벌 비자금 문제에 대해서도 실태 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한 TV프로그램 토론회에서 '비자금 문제는 끝났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과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전보장상이 손을 들었다.

비자금 문제에 연루된 의원을 기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발언이 나왔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선거 고시 전 “한 번 잘못했다고 해서 평생 활동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정말 옳은 일인가”라고 말해 논란이 일자 자신의 발언을 정정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적재적소에서 능력을 발휘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자민당 3선 의원을 지낸 한 인사는 이에 대해 “유권자 이탈을 말하면서도 누구도 ‘정치와 돈’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다. 비자금 문제에 깊이 들어가는 순간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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