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파잉? 그게 뭐야? 큰일 낸 황유민, 하와이에서 LPGA 티켓 따버렸다

파이낸셜뉴스       2025.10.05 12:49   수정 : 2025.10.05 12: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간판 장타자 황유민이 미국 무대에서 믿기 힘든 드라마를 써냈다.

롯데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LPGA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300만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미국 직행’의 꿈을 단숨에 현실로 만들었다. 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오아후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황유민은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 불과 한 타 차로 김효주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45만 달러(약 6억3천만원).

2023년 KLPGA 데뷔 후 2승을 기록했던 황유민은 이미 국내 팬들에게는 ‘차세대 장타 여왕’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번 우승은 단순한 한 번의 성취를 넘어선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원래 그는 올겨울 LPGA 퀄리파잉 시리즈(Q시리즈)에 도전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우승으로 퀄리파잉을 거치지 않고도 LPGA 정회원 자격을 거머쥐었다. 말 그대로 초청에서 시작해 직행으로 끝난 ‘하와이의 기적’이었다.



3라운드까지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친 황유민은 마지막 날 챔피언조 두 그룹 앞에서 출발했다. 초반에는 아이언 감이 다소 흔들리며 5번 홀 보기로 주춤했지만, 13번 홀 버디를 시작으로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15·16·17번 홀에서 3연속 버디 폭발.

특히 17번 홀 중거리 퍼트를 성공시켜 김효주, 가쓰 미나미와의 혼전을 깨뜨렸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도 세 번째 샷을 핀 옆 1m에 붙이며 버디로 마무리,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두로 경기를 마친 뒤에도 차분히 스코어를 지켜보던 그는, 김효주와 가쓰가 17번 홀에서 나란히 보기를 범하자 미소를 터뜨렸다. LPGA 첫 출전, 첫 우승. KLPGA가 배출한 신예의 이름이 세계 무대에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우승 후 황유민은 인터뷰에서 “LPGA 투어에 도전하려고 준비했는데, 롯데의 초청으로 이렇게 큰 기회를 잡게 돼 정말 감사하다”며 “이제 제 꿈이 시작된 느낌이다. 설레고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그 안엔 강한 확신이 담겨 있었다.



KLPGA에서도 그녀의 성공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국내 투어 선수의 기량이 세계 최고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아림, 김효주, 유해란, 임진희·이소미 팀의 우승 릴레이에 이어 황유민까지 가세하면서, 2025년 LPGA는 사실상 ‘KLPGA 시즌2’로 불릴 만한 분위기가 됐다.

2022년 김효주, 2023년 김아림이 차례로 롯데 챔피언십을 제패했던 역사를 황유민이 다시 썼다. 스물한 살 신예의 이름이 이제 세계 무대에 울려 퍼졌다.

KLPGA는 “국내 무대에서 성장한 선수가 세계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투어의 경쟁력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라며 “황유민의 도전은 후배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와이의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춘 훌라춤, 그리고 감격의 눈물. 그 순간은 단순한 세리머니가 아니라, KLPGA가 세계로 뻗어가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황유민의 드라이버 비거리, 투지, 그리고 멘탈은 이제 미국에서도 통한다. 하와이에서 시작된 그녀의 LPGA 여정은, 이제 막 첫 장을 넘겼을 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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