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세대 "개념 없는 Z세대와 MZ 용어서 제발 분리해 써주세요"

파이낸셜뉴스       2025.10.07 09:00   수정 : 2025.10.07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예의와 낭만 시대를 경험한 M세대와 오로지 개인만 위해 사는 Z세대가 살아온 결 자체가 다른데, 왜 항상 MZ세대라고 통칭해서 이미지 타격을 받게 하나요?"(40세 장모씨)

시대마다 그 문화를 선도하는 세대들이 등장해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와 1970년대생이 주축인 X세대, 1977년 이후 태어난 N세대, 그리고 요즘 매스컴에서 뭘 해도 용인하고 띄워주는 MZ세대(1980~2000년대생) 등이 대표적이다.

MZ세대와 마찬가지로, 앞 세대들도 시대에 걸맞게 튀는 패션과 행동으로 독창적인 문화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어른을 공경하는 사회 분위기와 가정·학교의 체벌 문화·군대의 상명하복 체계의 영향으로 개인주의는 꿈도 꾸지 못한 세대였다.

그런데 유교 문화가 깃든 한국에서 자기표현을 잘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 MZ세대가 불쑥 등장하자, 기성세대의 반응은 꽤나 당혹스럽거나 불쾌했던 모양새였다.

그럼에도 매스컴에서는 막무가내로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교사에게 대들어도 개성 있는 MZ세대라고 띄워주기 바빴고, 결국 사회 곳곳에서 문제가 일어나자 MZ세대는 책임감 없는 '애물단지'라는 지탄을 받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Z세대(1997~2000년대생)와 MZ로 묶여 다니는 M세대(1980~1996년생)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를 통해 Z세대와 '문화적 태생'부터 다르다고 역설한다.

특히 M세대들은 △낭만시대인 아날로그 시대 경험 △윗사람과 타인에 대한 존중 및 교육 △효율성보단 감정 우선 등을 들어 Z세대와 다르다고 지적, MZ세대를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커뮤니티의 M세대 유저인 'ZENPRO'는 "자꾸 방송이나 뉴스에서 예의가 없고 개성이 강한 세대를 MZ라고 통칭하는데, 예의가 없고 자기들만 아는 세대는 Z세대"라며 "Z세대와 달리, M세대는 가정과 학교에서 예의를 배웠고, 군대에서 군기로 고생해 윗사람에 대한 공경을 잘 아는 세대"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 M세대 유저 '폭풍 빠따'는 Z세대의 문제점을 개인주의에서 빚은 '무례'라고 분석했다. 가정과 학교, 직장, 군대 등 어느 사회 곳곳에서도 윗사람이나 타인을 존중·배려하는 예의를 잘 가르치지 않는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그는 "교사의 체벌 등을 경험한 40~50대 Z세대 부모들이 본인이 당한 보복성으로 자기 자식이 교사한테 맘대로 해도 눈 감아 이런 지경이 됐다"며 "집에서 Z세대 자녀를 오구오구 키운 40~50대 부모가 문제"라고 각을 세웠다.



감정에서도 M세대와 Z세대의 차이점이 눈에 띄었다. 구독자 70만명이 넘는 한 인기 유튜버가 분석한 이들 세대의 차이점 관련 동영상에서는 헤어진 연인과 찍은 사진을 두고도 '이별관' 온도차를 크게 보였다.

'헤어진 연인과 찍은 사진을 잘라서 쓰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나요?'라는 설문조사에서 "상관없다"는 Z세대의 응답이 무려 62%에 달했다. 전 연인과 함께한 사진을 본인 사진 위주로 잘라서 재활용할 정도로 감정보단 효율을 중시하는 Z세대의 인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 20대 직장인은 "전 남친이 나오는 부분만 가리면 내 사진인데 굳이 버릴 이유가 없지 않나"며 "요즘은 인스타나 프로필 사진이 자기표현 수단이기 때문에 감정보다 결과물이 중요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반면, 사진을 '관계의 기록'으로 인식한 M세대는 "감정의 잔재가 불편하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M세대인 한 구독자는 "이별 후에도 남은 이미지를 다시 사용하는 것은 감정적이든 도의적이든 예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MZ 문화평론가 정재일씨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의 과도기를 접한 M세대와 오로지 디지털 시대만 경험한 Z세대는 태생적으로 완전히 다른 세대"라며 "세대가 다른데 MZ라고 묶어 통칭하는 건 세대 이질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M세든, Z세든 그들의 문화는 존중하되, 최소한의 예의와 도리를 지키는 선에서 어느 정도의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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