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비 지급일에 순찰 늘려... 데이터 기반 범죄예방대응 적중
파이낸셜뉴스
2025.10.08 18:23
수정 : 2025.10.08 18:22기사원문
금천署 오동현 경사
영화 범죄도시 속 이미지 개선
최강치안 만드는 '마동석' 많아
오동현 금천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경사(사진)는 "영화의 이미지 때문에 금천을 위험한 지역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서울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 중 하나로 바뀌고 있다"고 입을 뗐다.
2014년 8월 순경으로 임용된 오 경사는 용산경찰서를 시작으로 52기동대, 금천파출소, 경무계, 112치안종합상황실을 거쳤다. 2023년 서울청 조직개편으로 생활안전과와 112상황실 기능이 통합되면서 신설된 범죄예방대응과로 자리를 옮겼다.
범죄예방대응과는 지역 경찰 지원, 신고·출동 관리, 범죄예방 진단 등 다양한 기능을 아우르는 통합 부서다. 그는 "형사나 수사과가 사건 발생 후 대응이라면, 범죄예방대응과는 사전 차단에 초점을 둔다"며 "데이터를 근거로 위험 시간대와 장소를 선별해 대응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업무는 '공원 순찰'이다. 금천서는 관내 신고가 많은 5개 공원을 선정해 매달 20일과 25일을 중심으로 민관 합동 순찰을 벌인다. 기초수급비와 연금 지급일이 겹치는 시기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공원 순찰과 함께 단순한 조치 하나로 효과를 본 사례도 있다. 공원 화장실 내 비상벨에 덮개를 씌우고 위치를 옮기자 오작동 신고가 98% 줄었다. 오 경사는 "예방은 '일어나지 않은 일을 증명하는 일'이라 눈에 띄지 않지만,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치안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보람이 컸다"고 전했다.
금천구의 지리적 특성도 주요 치안 변수로 꼽았다. 그는 "금천은 서울에서 가장 작지만 경기도와 맞닿아 외지 유입이 많은 곳"이라며 "유흥범죄보다는 가정폭력, 절도 등 생활형 범죄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가산디지털단지 인근에서는 보이스피싱 등 경제범죄 신고가 많아 수사과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천서는 관악경찰서와 협력해 둘레길 일대에 CCTV를 확충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갈림길마다 카메라를 설치해 실종자 수색과 자살 시도자 구조에 활용하고 있다.
금천구는 한때 '범죄도시' 촬영지로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지역의 인식 개선과 시민 체감 안전도 제고에 더 주력하고 있다. 경찰서 내 회의공간을 '진실의 방'으로 이름을 짓고, 범죄도시 배우들을 홍보대사로 임명해 새로운 치안 이미지를 구축 중이다. 오 경사는 "당시 청사에서 영화 촬영이 진행돼 현장도 봤다"며 "그 시절의 강한 인상보다 지금은 훨씬 평온한 도시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금천서는 서울청 기준 치안고객만족도 2위, 112 신고 신속도착 부문 5위에 올라 있다. 그는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시민이 실제로 '안전하다'고 느껴야 진짜 치안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이어 "체감 안전도는 여전히 낮은데, 이는 실제보다 불안하게 느끼는 심리적 요인이 크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범죄도시가 금천 치안을 걱정하게 만들었지만, 실제로는 시민 안전을 위해 땀 흘리는 경찰이 많다"며 "아빠로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경찰이 되고 싶다. 금천이 믿을 수 있는 치안의 도시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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