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병식 등장, TEL 탑재 '화성-20형'…"다탄두, 러 기술 추정”
파이낸셜뉴스
2025.10.11 22:21
수정 : 2025.10.14 01:25기사원문
유용원 "화성-20형 이동식발사대(TEL)이 중앙기립장치 러시아 기술"
화성-19형 탄두 날카로운 형상서 화성-20형 뭉툭한 다탄두형 변화
北핵-재래식 통합 현대화, 천마-20·무인기 발사차량, 155㎜ 자주포 증장
11일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를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최강의 핵전략무기체계인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20'형 종대가 주로를 메우며 광장에 들어서자 관중들이 터치는 열광의 환호는 고조를 이루었다"고 전했다.
특히 화성-20형은 북한이 유사시 한반도에서 미국의 확장억제력·핵우산 제공을 배제·무력화기 위해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무기체계 완성을 목표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등장이 주목됐다.
국방전문기자 출신의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영상을 통해 살펴본 ‘화성-20형 분석’ 자료에서 “화성-18형·화성-19형 TEL이 좌우 발사관 기립장치인데 비해 화성-20형 신형 ICBM은 중앙기립장치로 러시아 ICBM TEL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화성-20형 발사관 덮개도 기존의 뾰족한 형상에서 뭉툭하게 바뀌었다”며 “이는 탄두부 적재 공간을 늘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다만 화성-19형가 마찬가지로 TEL의 11축 22개의 바퀴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또 “TEL 길이를 늘일 경우 기동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화성-20형의 엔진 성능이 개량됐다면 화성-19형의 전체 길이 변화 없이 탄두부를 늘려 전술핵 탄두 적재량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열병식에서는 북한식 핵-재래식 통합(CNI) 전략의 일환으로 재래식 전력을 한층 현대화한 신형 전차 '천마-20'도 첫 등장했으며, 무인기 발사차량, 신형 155㎜자주포 등도 눈에 띄었다.
'천마-20'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북한군이 교훈을 받은 듯 적의 대전차 무기가 접근하면 자동으로 반응해 요격하는 '하드킬' 능동방어체계를 탑재한 것이 특징으로 관측됐다.
유 의원은 "북한군의 하드킬 능동방어체계 개발이 우리보다 앞서 있다"며 "북한은 이미 대응탄 요격시험까지 선보였지만 우리 군은 내년 10월 완료를 목표로 아직 대응탄 요격시험은 아직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기계화·포병전력 현대화의 핵심인 북한의 155㎜ 자주포는 기존 북한 구형 자주포(152㎜계열) 대비 사거리와 기동성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현대전의 핵심인 드론이 탑재된 무인기 발사 차량도 공개됐다.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 란셋-3과 유사하며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러시아의 용병으로 북한군 파병을 통해 얻는 경험과 그 대가로 기술 등을 제공받아 북한군 전력 강화에 적용한 정황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기 몸을 보호하거나 은신하기 위해 나뭇잎 등 자연물을 의류에 붙인 길리슈트(Ghillie Suit)로 무장한 군인들도 눈길을 끌었다. 길리슈트는 저격수들의 필수품으로 열 영상 장비로도 식별이 어려워 드론 공격을 회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석단에서 열병식을 사열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양옆으로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베트남 최고지도자인 또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이 섰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은 럼 서기장 왼쪽에 자리했다. 김 위원장의 딸 주애는 북한 매체에서 언급되지 않았고 보도 사진에서도 보이지 않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일 북경에서 열린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에 이어 이번 평양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2인자 등이 김정은과 나란히 선 것은 미국과 서방 진영에 대한 이들의 연대를 재과시하려는 독재·권위주의 진영의 전형적인 연출로 풀이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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