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2주여 앞두고 '신냉전 기싸움' 치열..미중, 북미회담 두고 진통
파이낸셜뉴스
2025.10.12 14:00
수정 : 2025.10.12 14:10기사원문
12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경주 APEC에 뒤이은 차기 개최지는 중국(2026년), 베트남(2027년)으로 이어져 사회주의 진영으로 넘어간다. 올해 경주가 3년내 치르는 APEC의 마지막 자유진영 개최지인 셈이다.
한미일 동맹을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경주 APEC에서 만남을 앞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APEC 정상회담 기간에 미중정상회담 외에도 한미, 북미정상회담 등을 검토해왔다. 시 주석도 경주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이재명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각각 한중, 미중 정상회담을 검토해왔다. 시 주석의 이번 방한은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이후 11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APEC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남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의장국인 우리나라 외교당국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간의 대면 정상회담은 경주 APEC을 통해 6년만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글로벌 패권다툼을 벌이는 주요 2개국(G2)간의 회담인데다가 장기화된 무역마찰의 타협점을 찾을 기회가 된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 전쟁을 끝날 의사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도 시 주석과 만남에 대해선 불분명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APEC에서 시 주석과 만날 이유가 없다면서 고 밝혔다가 수시간 뒤에 기자들의 질문에 회담을 할 수도 있다고 번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간 APEC 정상회담 불발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0% 추가 관세까지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이달중 밝힌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희토류 조치가 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협상 지렛대를 가지려는 '벼랑 끝 전술'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년만에 판문점에서 재회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말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북미 정상 간 만남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백악관은 전제조건 없이 김 위원장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도 지난달 2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고 직접 밝히면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높였다.
그렇지만 북한은 지난 10일 심야에 가진 노동당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을 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용 신형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 20호를 처음 공개했다. 미국과 대화를 앞두고 몸값을 높이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중러 등 사회주의 연대 강화
북한은 또한 노동당 창설 80주년 행사에 사회주의 진영 정상들을 대거 평양으로 초청해 연대를 과시했다. 시 주석은 지난 9일 김 위원장에게 축전까지 보내면서 북중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나란히 평양을 찾았다. 두 사람은 각각 중국과 러시아에서 서열 2위다. 베트남 1인자인 또 럼 공산당 서기장도 방북했다. 또 럼 서기장은 경주 APEC에 초정된 정상중에 한 명이다. 지난 8월 한국과 베트남 정상회담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한 바 있다. 베트남이 2년뒤 APEC 개최지라는 점에서 또 럼 서기장의 경주 APEC 참석 가능성이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의 파병으로 혈맹관계를 맺은 러시아도 경주 APEC에 대표단을 파견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국제문제 부총리가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고 경주 APEC에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과 양안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대만도 APEC 정상회의에 대표단 파견을 검토중이다. 대만은 역대 APEC에 정상 대신 경제 전문가나 고위 관료들이 대표로 참석해왔다. 이번에도 경제 및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가가 대만 대표로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